미추홀구 불투수율 97% 달해... 청라·송도 신도심와는 대조적 우수저류시설 확충은 실효성↓... 市 “2035년까지 대비시설 조성”
인천지역의 절반 가까이가 기후 변화에 따른 폭우에 취약한 ‘침수 위험지역’인 것으로 나타났다. 더욱이 위험지역의 대부분은 원도심 지역으로 반지하 주택과 노후 건축물이 섞여 있다보니 침수 피해를 막기 위한 필수 조건인 ‘물 빠짐(투수)’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3일 인천시와 인천연구원 등에 따르면 인천의 전체 지역을 나눈 4만8천227개 구역 중 6천422개 구역(13.3%)이 침수 위험이 큰 1등급(침수 매우 취약)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1만4천422개 구역(29.9%)이 2등급 (침수 취약)이다. 인천의 절반에 가까운 42.3%가 침수에 취약한 셈이다.
특히 원도심 지역이 신도심보다 물이 지반에 스며들지 않아 침수 위험이 큰 불투수 비율이 높은 것으로 드러났다. 원도심 대부분은 지대가 낮거나 반지하 주택 및 노후건축물이 몰려있는 반면, 신도심 지역은 택지개발 과정에서 투수율을 감안한 보도블럭을 사용하기 때문이다.
미추홀구는 1·2등급 침수 위험 구역의 97%가 불투수 지역이다. 남동구와 부평구 역시 평균 87.5%이고 동·계양구 역시 87%의 불투수율을 보이고 있다. 반면 청라국제도시와 루원시티·검단신도시 등이 있는 서구의 불투수율은 평균 75%, 송도국제도시가 있는 연수구의 불투수율은 67.5%로 상대적으로 낮다.
이 때문에 원도심 지역은 여름마다 침수 피해가 반복하고 있다. 침수 위험구역인 인천도시철도(지하철) 1호선 부평구청역 인근은 지난해 8월에 빗물에 잠기는 등 해마다 침수가 일어나고 있다. 또 다른 침수위험구역인 미추홀구 용현동 역시 단독주택 침수가 비일비재하다. 남동구 아암대로 일대도 집중호우와 만조에 물에 잠기고 있다.
이런데도 시의 침수예방 사업인 우수저류시설 확충 사업의 실효성은 낮아지고 있다. 시는 우수저류시설 용량 규모를 최근 50년 동안 가장 많이 내린 비의 양을 기준으로 하고 있지만, 기후변화 등으로 이미 이보다 많은 양의 폭우가 내리기 때문이다.
박종혁 인천시의원(더불어민주당·부평6)은 “기후변화로 인천의 원도심은 침수에 더욱 위험한 곳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100년 이상 빈도의 확률강우량을 대비한 침수 예방 시설을 갖추는 등 대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오는 2035년까지 자연재해저감종합계획을 마련해 기후변화에 따른 폭우 대비 시설을 조성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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