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아트플랫폼 발길 뚝… 상권까지 ‘침체’

주말 전시회 열렸지만 거리 한산
코로나 이후에도 회복 기미 없어
북적이는 차이나타운과는 대조
특색살린 문화공간 탈바꿈 필요
市 “주민·전문가 등 TF 꾸려 논의”

6일 오전 인천 중구 해안동 인천아트플랫폼 거리를 오가는 시민이 거의 없다. 인천지역 예술인 지원과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만들어진 인천아트플랫폼을 비롯한 그 일대가 오히려 쇠퇴하고 있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장용준기자
6일 오전 인천 중구 해안동 인천아트플랫폼 거리를 오가는 시민이 거의 없다. 인천지역 예술인 지원과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만들어진 인천아트플랫폼을 비롯한 그 일대가 오히려 쇠퇴하고 있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장용준기자

 

“뭐 주말에나 좀 사람 구경할까. 평일엔 아예 지나다니는 사람도 없어요.”

 

6일 오전 11시30분께 인천 중구 해안동 인천아트플랫폼 거리. 근대 건축물들이 풍기는 고풍스러운 분위기에도 거리에는 사람이 아무도 없어 적막함이 흐른다. 붉은색 벽돌 외벽 사이 노란색의 큰 문은 아예 굳게 닫혀 있다. 또 공연이 열릴 만한 공간을 비롯해 아트플랫폼 안 넓은 공간은 아무것도 없이 텅 비어 있다. 한 건물에서는 예술가들의 ‘창·제작 프로젝트’ 전시회가 열리고 있는데도 일대를 오가는 사람은 고작 2~3명 뿐이다.

 

이곳에서 만난 주민 박해원씨(75)는 “10여년 전 처음 생겼을 때는 사람이 좀 몰렸는데, 5년 전부터는 평일이나 주말 할 것 없이 발길이 끊겼다”며 “가끔 주말 행사 때나 조금 모일 정도”라고 했다. 이어 “예쁘게 꾸며 놓은 곳이 많아서 젊은 사람들이 찾아오면 좋겠는데, 너무 안타깝다”고 말했다.

 

이 같이 아트플랫폼에 사람이 몰리지 않으면서 주변 상권도 무너지고 있다. 일대 거리에는 카페를 비롯해 서점, 식당, 기념품 판매점 등도 잇따라 문을 닫고 있다. 한 카페 사장 박인호씨(44)는 “코로나19가 끝나면서 문화공간에 사람이 몰린다는데, 여긴 도무지 부활의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고개 넘어 차이나타운과 중구청 앞으로 이어지는 거리에는 주말에 많은 관광객이 몰린다”며 “하지만 3블록 떨어진 이곳은 아예 딴 세상”이라고 덧붙였다.

 

인천 원도심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 생긴 아트플랫폼이 제 기능을 못하면서 주변 상권까지 침체하고 있다. 지역 안팎에선 아트플랫폼을 인천의 특색을 살린 복합문화공간으로 재구성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인천시와 인천문화재단 등에 따르면 아트플랫폼에서 열리는 전시회 등 행사를 찾은 시민은 지난 2019년 10만4천475명에서 코로나19 등으로 인해 2020년 1만1천819명, 2021년 2만1천304명으로 급감했다.

 

특히 코로나19가 끝난 뒤인 지난해에는 더 많은 행사가 열렸는데도 4만985명에 그쳤고, 올해는 10월 기준 3만9천477명 수준이다. 이곳에 입주해 있는 예술가 작품활동 공간인 레지던시도 좀처럼 아트플랫폼 활성화에 기여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문화재단 관계자는 “코로나19 종식 이후에도 좀처럼 회복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코로나19 전과 다른 콘텐츠 구성 등을 통해 많은 관객 등이 찾도록 할 방법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신일기 인천가톨릭대학교 문화콘텐츠학과장은 “단순히 예술 공간만 만들어 놓았다고 관객들을 모을 수 없다”며 “인천의 특색이 담긴 복합문화 공간으로 재조성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인천이 본고장인 ‘록 음악’이나, 역사 등이 담긴 콘텐츠도 필요하다”며 “이것들이 카페나 라이브 클럽 등과 어울릴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레지던시는 인천지역 곳곳에 있는 남는 공간을 찾아 더 확대해 이주시키는 등의 대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시 관계자는 “아트플랫폼을 특색 있는 공연 등이 이뤄질 수 있는 복합 문화 공간으로 만드는 방안을 고민 중”이라고 했다. 이어 “주민들은 물론 전문가, 예술가들과 함께 태스크포스(TF)를 꾸려 논의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시는 지난 2009년 중구 해안동 일대 일본우선주식회사, 삼우인쇄소 등을 리모델링해 예술가의 창작공간과 전시관 등 아트플랫폼을 조성했다.

© 경기일보(www.kyeonggi.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댓글 댓글 운영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