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자의 품격은 작가의 품격이다. 이중투각 작품을 통해 작은 창으로 세상 밖을 보고 밖에서 안을 들여다보면 그 안에 내가 있다.”
천년 도자의 맥을 이어온 여주도자기의 달항아리와 이중투각 작가로 2대째 명성을 쌓아온 조용준 작가(50·고성도예).
그는 여주시 도예명장 1호 고성 조병호 도예작가의 막내아들로 투각의 단조로움과 섬세함으로 따듯한 세상을 표출해 내는 이중투각 중견작가다.
어린 시절 부친과 함께 흙과 불 등을 접하며 성장한 그는 대학 졸업과 함께 도예가의 길에 접어들었다. 아버지가 평생을 흙으로 도자기를 빚는 작업을 하면서 일궈낸 성과를 누군가는 이어받아야 한다는 생각에서 이 길을 선택했다. 이걸 선택한 것에 대해 후회는 없다는 그는 “내가 걷는 길이 또다시 후대에 연결돼 그 길을 갈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조 작가는 부친의 명성을 뛰어넘기 위해 30여년을 그만의 작품세계에 몰입했다. 특히 ‘이중투각’ 작품을 통해 자신만의 작품세계를 쌓아 왔다.
거기에 30여년간 옥색이 도는 백자인 ‘설(雪)백자 달항아리’를 빚어 그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 달항아리는 선과 그 안에 담긴 철학을 바탕으로 작품의 외형적인 형태에 전통투각이라는 섬세한 작업을 더 해야 한다.
특히 조 작가의 이중투각 달항아리 작품은 하나의 도자기 안에 또 다른 도자기가 연결된 형태를 갖추고 있고 바깥쪽 도자기와 안쪽 도자기가 건조 과정 등에서 다른 수축률을 나타내기 때문에 불량률이 매우 높아 30% 정도만 작품으로 태어난다.
이렇기 때문에 단순히 감상만 하는 작품에서 벗어나 눈을 통해 바라보고, 촉각을 통해 체온을 오감으로 느끼고 감싸는 작업이 조 작가만의 독창적인 작품에서만 느낄 수 있다는 평가다.
조 작가는 “이모부인 소우재(素愚齋) 강신봉 도예가와 부친 고성도예 조병호 명장의 겸손하게 묵묵히 도자기를 빚는 자세부터 온화한 성품으로 은은하게 달을 닮은 달항아리 빚는 기술을 전수받아 그들의 작품세계를 넘어설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여주시 도예명장 1호이며 저의 스승인 조병호 도예명장의 명성에 누가 되지 않도록 30여년을 노력해 왔다”며 “이제는 이모부와 부친, 스승께서 일궈온 명성을 더해 저만의 작품세계에서 찾은 도자기를 후대에 물려주고 싶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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