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년간 1억1천만원 기부’…고예나씨 “작은 기부, 세상 바꿀 수 있어”

말라위에서 화장실 개조 및 말라리아 치료에 쓰여
음향인과 함께하는 자선경매 ‘러브라우드니스’로 나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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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인 제공

 

“평소 달리기나 마라톤을 하다 보면 자신만의 성취감이 오잖아요. 기부도 그러한 만족감을 주곤 합니다.”

 

13일 남양주시에서 만난 고예나씨는 기부를 10년 이상 해온 원동력으로 기부가 주는 즐거움을 꼽았다.

 

고씨는 “매년 주기적으로 하다 보니 이제는 일상이 됐다”며 소감을 밝혔다.

 

남양주시에서 음향 업체를 운영하는 고씨는 지난해 연말 동아프리카 빈민 국가 말라위 찬다웨 클러스터 마을에 위치한 희망보건소에 약 1천만원을 기부했다. 지난 2012년부터 이어진 ‘12년째 기부’라는 기록을 세운 것이다.

 

고씨가 지금껏 희망보건소에 기부한 금액만 1억1천만원이 넘는다. 그가 기부한 금액은 자립프로젝트를 운영하는 NGO단체를 통해 전달되며, 말라위 희망보건소 운영에 주요하게 쓰이고 있다.

 

고씨의 도움의 손길로 말라위 찬다웨 클러스마 마을에는 꾸준한 변화가 생기기 시작했다. 그가 처음 기부한 금액은 마을의 공중화장실 개조 사업에 쓰였다. 이후에는 말라리아로 아이들이 죽어간다는 가슴 아픈 소식을 듣고 기부금을 보건·의료분야에 쓰이게 하고 있다.

 

고씨가 기부를 이어온 데에는 평소 경쟁 관계에 있던 동종 업계 종사자들의 힘이 컸다. 연말마다 이들과 함께 음향기기 자선경매 행사를 진행하고, 수익금의 10%를 어려운 국가와 어려운 이들에게 쓰고자 하는 데 함께 뜻을 모았기 때문이다.

 

그는 “동종업계 사람들과 평소 쓰지 않고 쌓아두는 장비들을 기부받아 시중가보다 저렴하게 경매하고 있다”며 “이렇게 음향인과 함께하는 자선경매 ‘러브라우드니스 경매’를 시작, 새로운 나눔의 형태를 마련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고씨는 향후 기부액을 더 늘릴 방법을 찾고 있다. 남들처럼 평범한 인생을 살고 있지만, 스스로 허리띠를 졸라 경제 사정이 힘든 국가를 돕는 데 쓰고 싶다는 포부다. 지금까지 1억원 이상 기부한 ‘기부왕’이지만, 아직 부족하다고 한다.

 

그는 자신의 작은 베풂이 다른 누군가의 인생을 바꿀 수 있다는 데서 기부의 동기를 얻는다. 동시에 기부 문화와 나눔의 즐거움을 함께 얻는 ‘일석이조’의 기쁨을 누리고 있다.

 

고씨는 “기부는 시작이 어렵지만, 한번 시작한 뒤에는 기부가 하나의 일상이 될 수 있을 것”이라며 “앞으로도 꾸준한 기부를 통해 어려운 이들을 보살피는 데 힘쓰고 싶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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