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몸노인•결식아동 식사서 다문화가정까지 지원 확대 “아이들에 필요한 건 사랑•관심이죠”
“아이들에게 필요한 건 따뜻한 아침밥과 사랑, 관심인 거 같아요.”
시흥시 정왕동에 위치한 시흥시가족센터에는 아침이 다른 곳보다 일찍 찾아온다. 새벽녘부터 뭉근하게 피어나는 밥 연기 사이로 재잘거리는 어린아이들이 오가는 이곳은 인근 군서초등학교 학생 일부가 아침밥을 해결하는 ‘어린이 사랑방’이다.
아이들의 수다가 끊이지 않는 센터 1층 사랑나눔식당은 ‘정왕본동상인회 3사랑밥터’의 후원으로 조성됐다. 지난 2011년부터 상인회 차원에서 시작된 독거노인과 결식아동을 위한 식사 지원이 부모 등 보호자의 출퇴근 시간이 일정치 않은 탓에 끼니를 제때 챙겨 먹지 못하는 아이들까지 지원 대상을 확대되면서 2017년 시흥시가족센터에 ‘사랑나눔식당’이라는 이름으로 자리 잡게 됐다.
아침 일찍 센터를 찾는 아이들은 대부분 다문화가정 아이며, 열 명 중 아홉 명은 중국과 베트남인이다. 사업 초반 열 명 안팎이었던 센터 방문 학생은 방학 중에는 스무 명, 학기 중엔 서른 명을 넘긴다.
이날 센터에서 만난 군서초등학교 2학년 중국인 쌍둥이 자매 지혜, 지은이도 불과 얼마 전까지 등교 전 편의점에서 끼니를 해결하거나 그 앞에서 시간을 보내기 일쑤였다. 우연히 이 모습을 보게 된 허성경 사회복지사가 손을 내밀었고, 두 아이는 이제 센터에서 든든한 아침을 먹고 친구들과 함께 등교한다.
센터는 아침밥 지원 외에도 이중언어 교육, 초등교육 기초 학습, 초등학교 고학년 대상 진로 컨설팅과 역사 교육 등은 물론 언어발달 치료, 심리 상담 등을 통해 아이들의 원만한 사회 적응을 돕고 있다.
허성경 복지사는 “대부분 부모님이 일찍 출근하거나 늦은 시간까지 일하기 때문에 끼니를 해결해야 하는 아이들과 학교 수업 외 부수적인 교육이 필요한데 가정에서 교육받지 못하는 아이들도 센터를 찾는다”며 “아이들이 센터에서 끊임없이 수다를 떠는 모습을 보면 어쩌면 아이들에게 진정으로 필요한 건 대화와 관심, 사랑이라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이어 “이 아이들이 밝은 모습을 계속 가져갈 수 있도록 우리 어른들과 사회가 많은 관심을 기울이면 더 나은 세상이 될 것 같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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