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룡대전’에 묻힌… 인천지역 핵심 현안

유권자들의 각 후보 현안 관심도↓
여야 경쟁구도에 정책 키워드 실종
정치 거물들간 네거티브 공세 ‘눈살’
전문가 “지역 정책·해법 제시해야”

17일 본보가 한국언론진흥재단의 인공지능(AI) 분석툴인 ‘빅카인즈’를 통해 지난해 12월15일부터 3개월 동안 ‘인천’과 ‘총선’이라는 단어가 함께 쓰인 뉴스 1천개를 분석한 워드 클라우드. 한국언론진흥재단 제공
17일 경기일보가 한국언론진흥재단의 인공지능(AI) 분석툴인 ‘빅카인즈’를 통해 지난해 12월15일부터 3개월 동안 ‘인천’과 ‘총선’이라는 단어가 함께 쓰인 뉴스 1천개를 분석한 워드 클라우드. 한국언론진흥재단 제공

 

오는 4월 총선을 통해 풀어야 할 인천지역 현안이 ‘명룡대전’에 묻혀 실종되고 있다.

 

17일 한국언론진흥재단의 인공지능(AI) 분석툴인 ‘빅카인즈’를 통해 지난해 12월15일부터 3개월 동안 ‘인천’과 ‘총선’이라는 단어가 함께 쓰인 뉴스 1천개를 분석한 결과, 명룡대전 관련 키워드의 가중치(언급량)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명룡대전은 인천 계양구을 선거구에 출마한 국민의힘 원희룡 예비후보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예비후보의 맞대결을 의미한다.

 

가중치란 빅카인즈 자체 알고리즘 기반으로 출력한 결과치로 숫자가 높을 수록 기사 속에 자주 나타났다는 의미다. 50 이상이면 평균치 보다 높은 의미다.

 

이번 분석에서 원 예비후보의 이름 ‘원희룡’의 언급량이 가장 많은 194를 기록했다. 이어 원 예비후보의 주요 경력인 ‘국토교통부 장관’이 145.1로 뒤를 이었다. 이와 함께 이 예비후보 관련 언급은 정당인 ‘더불어민주당’이 122, 그리고 이름 ‘이재명’이 54로 높았다. 이로 인해 해당 선거구가 있는 지역인 ‘계양’이란 단어의 언급량도 118에 이른다.

 

결과적으로 원 예비후보와 이 예비후보가 맞붙는 이른바 ‘명룡대전’에 지역의 주요 현안이나 인물들이 묻히고 있는 것이다. 계양지역의 주요 현안인 계양테크노밸리(TV)와 광역교통대책·노후계획도시 등 주요 안건 논의 보다 후보의 동정 중심의 홍보가 주를 이뤘던 탓이다.

 

원 예비후보와 이 예비후보가 서로를 견제하며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상대에 대한 네거티브만 하고, 공약의 실현 가능성이나 방법론에 대한 논의는 실종했다는 분석이다.

 

이 때문에 지역에서는 이번 총선에서 ‘명룡대전’의 부각으로 지역의 주요 인물들의 선거가 주목 받지 못할 뿐 아니라 지역에 필요한 현안이나 정책 관련 키워드는 사라졌다는 비판이 나온다. 선거를 20여일 남겨 놓은 현 시점에서 여전히 인물 위주의 선거만을 답습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여기에 이번 총선에서 국민의힘을 이끌고 있는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이라는 단어 역시 59.1로 높은 언급량을 보이고 있다. 이는 이번 총선에서 여야 주요 거대 양당 체제의 경쟁 구도가 주요 관심사임을 의미한다.

 

또 인천에서는 계양지역에 이어 부평지역의 관심도도 높다. ‘부평’이라는 단어의 연급량은 29.41로 지역 명칭 중 ‘계양’에 이어 2번째로 높다. 이는 민주당의 공천 과정에서 공천 배제(컷오프) 당하며 탈당한 뒤 이낙연 전 대표가 이끄는 새로운미래로 옮긴 부평구을 선거구의 홍영표 의원과, 부평갑에 무소속으로 출마하는 이성만 의원의 영향 탓이다.

 

이 밖에도 인천에서는 ‘단수 공천’과 ‘공천관리위원회’ 등 공천 과정에서 언급이 많을 수 밖에 없는 키워드의 언급량도 각각 43.16과 46.22로 나타났다.

 

하주용 인하대학교 언론정보학과 교수는 “총선의 주요 의제도 아니고, 다양한 인물도 아닌 ‘이재명’이나 ‘원희룡’이란 정치적 거물이 모든 선거 이슈를 블랙홀처럼 빨아들인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총선을 20여일 남겨 놓은 상황에서 지금 쯤이면 지역의 굵직한 정책들이 주요 키워드로 잡혀야 한다”며 “지역에서 필요한 정책들에 대한 정당의 해법 등을 제시할 수 있는 선거 분위기가 만들어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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