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행윤 지역사회부 부장
우리는 중국에 대해 어느 정도 알고 있을까. 중국 집권당은 공산당이고, 중국 기업 상당수는 국가 통제를 받는다는 정도일까.
요즘 이 나라에서 놀라운 일이 벌어지고 있다. 기업에 군사조직인 민병대가 부활하고 있어서다. 20세기 중반 국민당과의 내전 시기도 아닌데 말이다. 민병대는 홍군의 초기 조직으로 중화인민공화국 건국 이전의 군대였다.
중국 기업들이 마오쩌둥 주석 시대 유산인 민병대를 창설하고 있다. 중국 기업들의 발표와 관영매체들이 분석한 결과다. 기업 수십 곳이 최근 몇 달 새 사내에 군대 관련 부서인 인민무장부를 신설했다. 이 조직은 마오 주석 집권 시기 정규군인 인민해방군과 함께 군대조직의 중요한 부분으로 여겨온 민병대다.
물론 민병대는 정규군은 아니지만 전시나 재난 등 비상사태 발생 시 동원될 수 있다. 인민해방군이 맡은 역할을 지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역사적으로 이런 조직은 마오 주석 집권 시기 현과 촌 등지에서 인민해방군을 모집하는 활동과 연계됐다. 하지만 덩샤오핑 주석 집권기에는 역할이 축소됐다. 다만 현재도 명맥을 유지하면서 일반적으로 민방위 활동과 군대훈련 지원 등의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기업에 군대조직 설치 움직임은 동원체계 개편 등 국방개혁 움직임과 연관됐다. 중국은 국가안보 능력을 강화하기 위해 지난 2022년부터 지역별 인민방공판공실을 국방동원판공실로 순차적으로 대체해 왔다. 일각에선 중국의 사회·정치적 불안정성이 커지는 상황에 대한 우려를 반영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최근 끝난 양회 이후로 시진핑 주석 체제가 더욱 굳어지고 있다. 30년간 관례화됐던 전인대 총리 기자회견도 폐지됐다. 기업에 민병대 신설도 이 같은 움직임의 일환으로 봐야 한다는 관측이 나온다.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