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GTX-B '서울 빨대 현상’ 우려... 상권 쇠퇴 현실화

인천시청·부평역 복합환승센터 계획
2천억 사업비 확보·민간 투자 ‘불투명’
부대시설 없는 ‘환승시설’ 우선 변경
市 “단계적 활성화 방안 마련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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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남동구 구월동 시청 본관. 시 제공

 

인천 송도국제도시와 서울을 20분만에 잇는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B노선으로 인해 서울이 인천 상권을 잡아 먹는 ‘빨대 현상’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인천시청 및 부평역에 지으려던 복합환승센터의 민간 투자가 불투명해 단순 환승시설로 바뀌면서 시가 당초 계획한 ‘역세권 활성화’ 대신 단순히 서울로 향하는 교통 시설로만 전락했기 때문이다.

 

1일 국토교통부와 인천시 등에 따르면 시는 GTX-B가 종전 인천도시철도(지하철) 1·2호선 및 경인국철(경인선) 등과 환승이 가능하도록 인천시청역과 부평역에 복합환승시설 건립을 추진 중이다. 시는 복합환승시설에 문화 및 집회시설과 판매시설 등을 포함해 역세권을 중심으로 지역상권 경제 활성화를 이뤄낼 예정이다.

 

그러나 시는 최근 복합환승센터 대신 환승시설로 우선 추진하기로 계획을 축소했다. 당초 민간 투자를 통해 수천억원에 이르는 막대한 사업비를 충당하려던 계획이 부동산 경기 침체 등으로 불투명해진 만큼, 재정사업으로 전환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시는 인천시청역 복합환승센터 건립 사업비로 1천471억원을, 부평역 복합환승센터도 최소 1천억원 이상으로 예상했다.

 

이 때문에 지역 안팎에선 GTX-B가 개통하면 인천의 상권은 물론 문화까지 모두 서울로 빨려 들어가는 ‘빨대 현상’이 가속화 할 것이란 우려가 크다. 서울·경기 주민들을 끌어올 복합환승센터가 없어 인천시민이 GTX-B를 이용해 서울에서 소비를 하는 일방적인 형태가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이로인해 자칫 인천은 서울의 위성도시로 전락해 ‘베드타운’화가 더욱 심해질 전망이다.

 

배웅규 중앙대학교 도시계획과 교수는 “GTX는 서울 등 주요 도시로의 이동을 빠르게 하는 장점과 함께, 빨대 현상으로 인한 베드타운화의 단점이 있다”며 “부작용을 최소화하려면 단순 환승시설이 아닌 복합환승센터 등이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이어 “복합환승센터가 없으면 인천의 상권 확장은 이뤄지지 않고 쇠퇴할 가능성이 크다”며 “인천이 자족도시로 서려면 지역 랜드마크격인 복합환승센터가 필수적인 만큼, 민자 유치 등 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복합환승센터를 짓기 위한 막대한 사업비 조달이 쉽지가 않다”며 “우선 GTX 개통일에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환승시설을 우선 추진하고, 단계적으로 복합환승센터를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GTX로 인한 서울로의 빨대 현상을 최소화 할 수 있도록 별도의 역세권 활성화 계획도 내부적으로 고민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국토부와 GTX-B 민간 사업자는 실시협약에 환승센터 등과 같은 부대시설 조성을 담지 않아 GTX-B 건설과 함께 복합환승센터를 짓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이로 인해 시는 별도의 민간 사업자를 찾아 복합환승센터를 조성하려 했지만, 단순 상업 및 문화·업무시설 분양으로는 수천억원의 복합환승센터를 건립비를 충당할 수 없는 등 사업성이 없다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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