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승연 인천시의료원장 “의정갈등, 공공의료 필요성 방증” [인터뷰]

지역 의료 공공성 더욱 높여야
대학병원 대체 역할 수행 가능
민간 중심 시스템 ‘돈벌이 급급’
공공병원 ‘2차병원’ 육성책 절실

조승연 인천시의료원장이 최근 전공의 파업과 관련해서 소감을 말하고 있다. 박귀빈기자
조승연 인천시의료원장이 최근 전공의 파업과 관련해서 소감을 말하고 있다. 박귀빈기자

 

“전공의 이탈 사태 등을 보면, 대학병원 대체 역할을 할 공공의료 확충은 꼭 필요한 개혁입니다.”

 

조승연 인천시의료원장은 3일 인천 동구 인천의료원장실에서 “지역 의료 정책의 공공성을 높이고, 특히나 대학병원의 대체재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발전시켜야 한다”고 밝혔다.

 

조 원장은 “우리나라의 보건의료 체계는 기본적으로 공공성이 없는 민간 의료기관 중심”이라며 “특히 돈벌이에만 치중한 의사들로 인해 지금과 같은 의료 시스템이 만들어진 것”이라고 지적했다.

 

조 원장은 좋은 병원들을 중심으로 지역의 거점 역할을 할 병원을 키워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그 역할을 하는 것이 바로 공공병원”이라며 “공공병원 투자를 통해 어느 병원보다 훌륭한 2차 병원으로 발전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서 조 원장은 우선적으로 사람들의 인식 개선이 필요하다고 했다. 그는 “대부분 몸이 아프면 돈을 좀 더 주더라도 상급 종합병원으로 간다”며 “상급종합병원에 있는 대부분의 장비들이 의료원에 있음에도 공공병원은 돈 없는 사람들이 가는 곳이라는 인식이 깔려있다”고 말했다.

 

보건당국은 전공의 이탈 사태로 상급종합병원을 찾는 경증·중증 환자를 종합병원(2차병원)으로 분산시키고 있음에도 공공병원의 병상가동률은 50%대에 머물고 있다. 현재 공공병원의 병상가동률은 전공의 이탈 전인 지난 2월 15~16일(61.3%) 대비 3.7% 줄어든 59.1%에 그친다.

 

조 원장은 “의료 대란이 터졌을 때 사람들이 공공병원을 안심하고, 찾을 수 있는 선순환 구조가 이뤄져야 한다”고 했다.

 

이에 따라 조 원장은 정부의 공공의료 혁신 정책을 통한 인식개선 등이 필요할 것으로 봤다. 그는 “의료 공공성은 공공병원을 많이 짓는 것도 있지만 인력문제, 의료 전달체계 문제 등을 정부가 효율적으로 조정해서 배치해야 한다”며 “사람들이 공공병원을 더이상 의료취약계층만 가는 곳이 아니라고 인식하도록 바꿔나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여기에 조 원장은 지금의 의료파업은 대학병원이 정상화하는 출발점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전공의가 1년 쉬는 일이 있더라도 상급종합병원으로 치중된 의료 시스템을 정상화시키는게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또 조 원장은 현재 전공의 이탈과 관련, “환자를 떠난 의사는 이미 의사가 아니다”는 강경한 입장을 내놓았다. 그는 “중환자실, 응급실의 환자들을 다 버리고 나간 사람들은 의사면허를 박탈시켜도 할 말이 없을 것”이라며 “기본적인 선은 지키면서 요구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 원장은 전공의들의 조속한 현장 복귀 등을 재차 촉구하며 의사 증원에 대한 적극적인 지지 의사를 밝혔다. 이어 “정부의 의사 증원 계획에 동참하며, 이를 기회삼아 전공의들 없이도 의료 체계를 갖출 수 있는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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