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 푸른중학교, 꿈·감성·인성 ‘쑥쑥’... 행복한 배움의 터전 [꿈꾸는 경기교육]

올해 1학년 IB교육 시작… 2026년 전학년 확대
TF•IB교육부 구성… 협업 통해 수업 발전 모색 
학교 경쟁력 높이고 학생 사고력 키우는 교육 실현

2024 학교 현장을 가다 화성 '푸른중학교' 

 

‘최선, 배려, 인내’를 교훈으로 2008년 문을 연 화성 푸른중학교는 미래역량과 바른 인성, 주도성을 함양하는 푸른 미래 교육을 비전으로 즐겁게 배우고 함께 성장하는 학교를 만들어가고 있다. 실천적 탐구, 따뜻한 배려, 지·덕·체의 균형을 실현하는 푸른인을 키워낸다는 교육목표를 둔 푸른중은 존중과 협력을 실천하는 인성교육, 글로벌 역량 강화를 위한 세계시민교육, 감사와 존경의 문화를 위한 책례를 중심으로 배려 IN을, 조화로운 학생 성장지원 프로그램과 꿈과 끼를 키우는 진로탐색 프로그램, 문화예술로 여는 감성교육으로 균형 IN을, 탐구·토론하는 IB교육 프로그램과 질문중심 독서·창의융합 프로젝트, AI활용·디지털 리터러시 교육으로 탐구 IN을 키워가고 있다. 지난해 2월 IB관심학교로 선정된 뒤 같은 해 10월 후보학교 선정돼 현재 1학년생을 대상으로 IB교육을 실천해 가고 있는 푸른중 현장을 찾아 IB교육의 적용 과정을 살펴봤다.

 

image
화성 푸른중학교 제공

 

■ 2026년까지 전 학년 IB교육 적용 목표...소외되는 학생 없도록 막는다

 

동탄신도시에 자리잡은 푸른중은 교육열이 높은 학교 중 하나로 꼽힌다. 반면 그만큼 사교육에 대한 열풍은 강하지만 개인별 학력 차가 큰 편이라 교육에서 소외되는 학생이 발생할 수밖에 없는 지리적 위치에 있었다. 이에 푸른중은 학생들이 여건에 따라 교육 수준이 달라지면 안 된다는 대전제하에 모두가 학습에 주도적으로 참여하며 주체가 될 수 있는 교육방식을 고민했다. 또 인근에 새롭게 도시가 개발되면서 학교의 경쟁력을 높이면서도 학생들의 사고력을 키울 수 있는 교육도 필요해졌다.

 

무엇보다 지식의 종류가 다양하고 그 양이 방대해진 만큼 지식의 이해와 습득에 그치는 교육이 아니라 학생들이 진정한 의미로 답을 찾아가는 교육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이러한 고민들 속에서 푸른중은 ‘IB교육’을 택했다. 이미 대구와 제주에서 IB교육을 실천해 성과를 냈다는 점을 알고 있던 학교는 경기도교육청이 관심학교 선정에 나서자 그동안 교육공동체의 고민을 해결할 수 있는, 현장을 긍정적으로 바꿀 교육이 IB라는 생각에 IB교육을 택하게 됐다.

 

이러한 의지는 푸른중 IB학교 사명문에도 담겨 있다.

 

‘푸른중학교는 꿈·배움·인성을 갖춘 행복한 푸른인을 육성하는 배움의 터전이다. 우리는 학생들이 정직, 책임, 배려, 협력하는 태도를 지닌, 성숙한 공동체의 구성원으로 자라게 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를 통해 학생들이 지역 사회 및 세상의 변화에 관심을 가지고 직면한 문제를 자기주도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글로벌 마인드셋을 갖춰 더 나은 세상을 만드는 데 기여하는 평생 학습자로 성장하게 한다.’

 

사명문을 바탕으로 푸른중은 올해 1학년생을 대상으로 IB교육을 실천하고, 내년에는 1, 2학년으로 확대 적용하면서 IB인증학교도 신청할 계획이다. 또 2026년까지 전체 학년에 IB교육을 도입, 학생들이 평생학습자로 성장하는 길을 돕겠다는 각오다.

 

image
화성 푸른중학교 제공

 

■ 교육공동체와 IB교육 의견 모은 푸른중... ‘공부하는’ 학교 됐다

 

푸른중에 IB교육이 도입되면서 교사는 물론 학생들도 현장에서 겪은 가장 큰 변화로 ‘공부’를 꼽았다. 단순히 과거 개념을 암기하고 일방적으로 교사가 수업을 주도하던 방식에서 벗어나 교사들은 양질의 교육이 이뤄지도록 하기 위한 공부를, 학생들은 스스로 답을 찾아나가며 생각을 넓히는 공부를 할 수 있게 됐다는 얘기다.

 

푸른중은 처음부터 이 같은 현상을 IB교육의 목표로 뒀다. 학생들이 스스로 미래를 만들어 갈 수 있도록 미래 역량을 키우는 IB교육을 운영, 배움을 즐기는 자기주도적 평생 학습자로 성장할 수 있는 길을 열자는 게 첫번째 목표였다. 또 교사들이 전문적학습공동체나 학년별(교과별) 연구회 등을 통해 탐구-실행-성찰의 프레임을 갖는 IB수업과 평가 적용 방안을 찾아보고 실천하면서 수업과 평가에 있어 전문가로 성장할 수 있도록 했다. 이 밖에도 학교는 학생, 학부모, 교사등 교육공동체가 IB 철학을 이해하고 공유하며 IB학교 운영 과제를 실천할 수 있도록 지원하면서 에듀테크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학생 개인 맞춤형 학습 플랫폼을 구축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푸른중은 이러한 목표를 바탕으로 지난 한 해 분주하게 움직였다. 지난해 2월 IB 관심학교로 선정된 뒤 학부모 총회에서 IB관심학교 안내 영상을 통해 교육공동체가 IB교육 철학에 공감할 수 있도록 이해를 도왔다. 또 같은 해 4월에는 제1회 푸른중 IB콘퍼런스를 개최해 전문가 강연을 듣고, 다음 달에는 IB 총책임자인 학교장과 코디네이터가 전문 연수도 마쳤다. 이후 진행된 워크숍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한 푸른중 교사들은 서로 워크숍 참가 후 느낀 점을 공유하고, 성과를 발전시켜 나가며 IB교육의 도입을 앞당겼다. 그렇게 지난해 10월 IB 후보학교 인증을 획득했고, 올해는 보다 적극적인 IB교육을 운영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

 

image
화성 푸른중학교 제공

 

이러한 과정을 통해 푸른중은 서로 소통하고 호흡하는 일이 늘었다. 교장과 교감, 행정실장, 부장교사가 한데 모인 태스크포스(TF)가 구성됐고, 정례적 협의회를 통해 IB교육과정 운영 및 철학을 구현할 수 있도록 노력했다. 또 주 1회 리더교사 협의회를 통해 수업과 평가를 공유하면서 IB프로그램 운영을 위한 의견을 나누고 피드백을 하며 발전 방향을 모색했다.

 

리더교사뿐 아니라 전체 교사들 역시 IB와 에듀테크 관련 교과별·학년별 전문적 학습 공동체에 가입해 서로 중점 연구 분야에 대한 IB수업 자료를 공유하고 평가하며 능력을 키워나갔다. 이처럼 교사들의 자발적인 참여를 통해 구성된 전문적 학습공동체는 학년별, 교과별로 점차 확대됐고 다양한 의견이 오가며 과거에 비해 실질적이고 양질의 논의가 이뤄질 수 있게 했다.

 

푸른중은 IB교육을 하면서 교장·교감의 적극적인 참여 아래 교사들의 어려움은 사라지고, 화목한 분위기와 협업하는 문화가 자리잡게 됐다. 이를 기반으로 각종 연구에 나서면서 이를 통해 얻어지는 성과는 과거보다 훨씬 뛰어났다.

 

특히 지난해 미래교육부라는 명칭이던 부서를 ‘IB교육부’로 변경한 뒤 IB교육에 집중할 수 있는 전담 부서도 만들었다. 이는 지난해 도교육청이 지원하는 국제공인강사 과정을 이수한 3인의 교사들과 IBEC과정을 이수한 교사 1인 등 IB워크숍에 참여한 교사들을 중심으로 IB교육을 실천해 나가는 데 어려움이 없게 하기 위해서였다.

 

푸른중 관계자는 “모든 부서에서 IB교육을 실천하기 위해 각자의 역할을 하지만, IB교육부가 중심이 돼 이끌어가기에 좋은 여건을 마련했다고 본다”며 “IB교육을 준비하며 형성된 화목한 분위기와 협업하는 문화를 통해 IB교육의 적용과 실천 과정에서 난관에 부딪힐 때 전 교사가 함께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화성 '푸른중학교' IB 교육

 

 

image
화성 푸른중학교 제공

 

■ 교과별 IB 교육 접목... 통합적 사고 넓힌다

 

푸른중은 지난해 IB관심학교를 운영하면서 다양한 교과에서 IB의 교육 방식을 적용했다. 교과별로 탐구-실행-성찰의 과정을 거치는 교육과정을 만들고 개념, 질문, 세계적 맥락과 학습 접근법, 학습자상 등을 수업과 생활지도에 적용해 학생들이 바른 인성을 지니면서도 생각의 폭은 넓혀갈 수 있도록 도왔다.

 

우선 도덕 과목에서는 학생들이 직접 사회적 문제에 대해 사실적 질문, 개념적, 질문, 논쟁적 질문을 만들어 보고 이에 대한 답을 찾아 나가는 수업을 했다. 성 상품화부터 남북 통일, 마약이나 도박 문제 등 다양한 사회적 이슈를 다루면서 학생들은 논리적 사고를 바탕으로 자신의 관점을 세우고, 스스로 답을 찾아 나갔다.

 

주제 수업에서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의 원인부터 세계에 끼치는 영향 등에 대한 분석 및 토의·토론을 통해 자신의 삶과 직결된 문제가 아니라고 하더라도 세계 현안에 대해 관심을 갖고 전 세계가 연결돼 있음을 깨닫는 것을 통해 국제적 이슈 인지와 세계 시민으로의 소양을 키워갔다.

 

과학수업에서는 글로컬 수자원 맵 제작활동을 통해 SWOT 분석법을 적용, 논리적 사고력을 기르면서 물의 가치를 깨달아 수자원 보호 실천 역량을 키우는 수업도 진행됐다.

 

사회 과목에서는 기후변화와 사운드스케이프를 주제로 전 지구적으로 일어나고 있는 기후변화의 양상과 원인을 탐구하고 여기에서 도출된 결과로 멸종 위기에 처한 동물들의 소리를 수집해 QR코드를 생성, 이를 포스터로 제작하기도 했다. 학생들은 이러한 활동을 통해 기후변화의 심각성과 이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을 찾는 시간을 가졌다. 또 지속가능발전 포스터 제작을 통해 2030년까지 전 세계 국가들이 협력해 달성해야 할 17개 목표에 대해 탐구하고 관련 사례와 해결방안 등을 종합적으로 제시하는 포스터를 제작함으로써 학교 공동체들에 SDGs17을 알리는 기회가 됐다.

 

이러한 IB 수업은 탐구과목뿐 아니라 기능 수업에서도 다양하게 활용됐다.

 

체육 과목에서는 ‘건강트레이닝’을 주제로 신체적으로 기능 수준이 높은 학생들이 팀장 역할을 맡고 서로 지도교사의 역할을 맡게 되면서 협업 역량은 물론 자신이 갖고 있는 능력을 친구들과 함께 나눌 수 있는 기회도 갖게 됐다.

 

영어수업에서는 영상제작활동을 통해 특정 주제를 정하고 이와 관련해 모둠별로 조사부터 영어대본 작성, 녹음, 편집 등의 과정을 거쳐 영상물을 제작함으로써 서로의 관심사를 이해함과 동시에 영어가 실질적으로 어떻게 활용되는지를 익혀 나가기도 했다.

 

영어 과목 교사이자 푸른중에 IB교육 도입을 위해 힘쓰고 있는 김명숙 교사는 “IB교육 적용을 위해 다양한 준비를 하면서 교사들이 ‘이런 과목에도 IB교육을 적용할 수 있구나’라는 점을 느꼈다”며 “오히려 기능 과목들에서 IB교육이 접목되면서 더 나은 교육적 효과를 낼 수 있다는 걸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인터뷰 줌-in “즐겁게 공부하고, 확실히 이해하며... 오래 기억해요”

 

image
(왼쪽부터) 화성 푸른중학교 김연아양, 김가연양

 

“시험을 위해 하는 공부와는 달리 훨씬 더 기억에 잘 남고 효과적인 학습법이라고 생각합니다.”

 

푸른중 3학년 김가연양과 김연아양은 IB교육이 적용된 뒤 가장 크게 느끼는 변화에 대해 즐겁게 학습하고, 확실하게 이해하며, 오래 기억할 수 있는 점을 꼽았다.

 

지난해 학교에서 IB프로그램들을 경험했던 가연양은 “그전까지는 그냥 교과서 개념 위주로 머릿속에 집어넣는 느낌이었다면 IB교육 이후에는 직접 다양한 문제에 대한 활동을 해보고 깊게 연구하는 느낌이 있다”며 “다른 건 몰라도 IB프로그램을 통해 활동한 분야에 대해서는 전문가가 돼 좀 더 깊이 있게 학습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연아양 역시 같은 반응이었다. 그는 “프로젝트 위주의 수업이 진행되다 보니 확실히 좀 더 제가 좋아하는 분야에 대한 공부를 할 수 있고, 깊이 있는 학습이 가능한 것 같다”며 “평소 블랙홀을 좋아하는데, 블랙홀에 대해서도 더 많이 탐구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과학에 대한 관심이 높은 연아양은 지난해 프로젝트로 우주여행 상품을 기획하면서 블랙홀 여행상품을 만들었다고. 그는 “다른 친구들은 목성이나 이런걸 택했는데, 저희는 좀 특별한 걸 해보고 싶다는 생각에 블랙홀을 하면서 동식물에 대한 연구도 하게 되고 더 생각이 넓어지는 걸 느꼈다”고 전했다.

 

가연양은 이 같은 IB교육이 앞으로 학습에도 더욱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자신했다. 그는 “시험공부 때문에만 하는 공부와 수업 방식을 완전히 바꿔 IB교육으로 하는 공부가 완전히 달랐다”며 “훨씬 더 기억에 잘 남고 효과적인 공부법이라는 생각이 들었던 만큼 앞으로도 영어나 국어 같은 언어 분야에 적용된 IB교육을 받고 싶다”고 말했다.

 

image
김명숙 화성 푸른중학교 교사

 

푸른중에 IB교육이 자리잡을 수 있도록 앞장서온 김명숙 교사도 IB교육을 도입한 후 학교 곳곳에서 변화를 체감하고 있다고 했다. 김 교사는 우선 교사들의 협업이 많아진 점을 장점으로 꼽았다. 서로 협업하고 학습하면서 더 깊이 있는 학습법을 찾게 됐다는 것. 김 교사는 “과거 단순히 서로 단원을 나눠 유인물 같은 걸 제작하는 데 그치던 게 이제는 함께 탐구하는 방식으로 바뀌면서 선생님들도 오히려 수업에 대해 더 깊이 있게 생각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또 관성처럼 해왔던 학생지도와 수업 설계를 되돌아보고 좀 더 큰 틀에서 교육을 바라볼 수 있게 됐다는 점도 강점이라고 했다. 교사 개인이 혼자서 실천하기 힘든 교육 프레임인 만큼 교육공동체의 철학을 공유하고 이후 교사 간 수업 나눔이 활발해지는 효과를 가져왔다는 얘기다. 그는 “학생들 사이에서도 수업에 생동감이 넘쳤고, 자신의 생각을 자유롭게 펼치는 모습들이 보이기 시작했다”며 “당장 엄청난 변화가 있다라고 말하기보다는 사실 수업 자체를 바라보는 시각 자체가 훨씬 넓어졌다고 보는 게 맞을 것 같다”고 설명했다.

 

무엇보다 김 교사는 IB교육이 더욱 확대돼 도내 많은 학생이 이 교육을 받았으면 좋겠다고 했다. 과거 단편적인 암기를 통해 문제를 풀어내는 것만 잘하면 되던 때와 달리 이제는 복합적인 이슈에 대해 대응할 수 있는 능력이 중요해진 만큼 이러한 능력을 키우는 데 IB교육이 효과적이기 때문이다.

 

그는 “특히 IB교육이 추구하는 10가지 학습자상이 있는데, 이러한 학습자상을 지도하는 과정에서 오히려 인성교육이 더욱 잘 이뤄지는 것을 느꼈다”며 “앞으로도 푸른중에서는 학생들이 깊이 있는 이해에 도달할 수 있도록 교사들이 먼저 연수에 참여하고 나눔과 협업을 강화하는 한편 학생들의 지적 능력과 인격적 능력을 총체적으로 키울 수 있는 교육을 강화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 경기일보(www.kyeonggi.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댓글 댓글 운영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