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옹진군 백령도 백령발전소 인근에서 송유관 기름유출 사고가 잇따르고 있음에도 관계 당국이 주먹구구식으로 대처하고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16일 인천녹색연합에 따르면 최근 주민들 민원을 받아 백령발전소 송유관 기름유출 사고 현장을 방문한 결과 송유관이 안전 표시 없이 노출된 상태로 방치되고 있는 것을 확인했다.
해당 지역은 지난해 초 배수로 공사 과정에서 송유관의 기름이 계속 유출되면서 지역에 알려진 곳이다. 당시 송유관 기름유출을 확인한 뒤 해당 지역 배수로 공사는 현재까지 전면 중단됐다. 주민들 역시 논 농사도 짓지 못하고 있다.
녹색연합에 따르면 기름유출 사고 이후 토양오염 조사 업체에서 사고 발생지역 배수로와 배수로 주변 일부 논 경지의 토양을 대상으로 샘플조사를 한 결과 TPH(석유계총탄화수소)가 토양오염우려기준 1지역 기준을 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백령도 주민들은 과거에도 백령발전소의 송유관 기름유출 사고가 수차례 발생했다고 말한다.
백령도의 한 주민은 “지난 2018년과 2020년, 2021년, 2023년 등 지속적으로 기름유출 사고가 있었다”며 “2018년에는 피해지역 논에서 생산된 쌀을 백령발전소에서 매입하는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했다”고 말했다.
지난 2021년 5월에는 중화동 포구에서 기름유출 사고가 나 어민들이 이용하는 포구 주변을 오염시켰으며, 지난해 초 발생한 기름유출사고 지역은 2020년 기름유출사고 지역과 같은 곳이라는 게 녹색연합의 주장이다.
녹색연합 관계자는 “같은 곳에서 3년이 지나 또 다시 기름유출 사고가 난 것은 당시 안전 조치가 미흡했던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중화동포구에서 발전소로 공급되는 송유관이 노후해 기름유출 사고가 잇따르고 있음에도 피해가 생기면 주먹구구식으로 해당 부분만 조치하고 마무리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백령발전소는 중화동포구와 장촌포구 사이의 논 경지 주변에 있어 송유관에서 기름이 유출되면 논경지 오염은 물론, 벼농사에도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다.
박주희 인천녹색연합 사무처장은 “한국전력과 옹진군은 백령발전소 송유관이 지나는 주변지역 전체를 대상으로 오염조사 및 조사 결과를 공개해야 한다”며 “백령발전소에 사용하는 유류의 안전한 공급방법을 세워 주민과 협의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기름유출 정화활동에 전문가, 지역 주민, 환경단체의 참여를 보장하고, 주민 피해 파악과 대책을 수립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한전 관계자는 “담당자들이 모두 부재중이기에 정확한 내용을 알 수 없다”며 “내용 파악 후 조치할 것”이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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