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또다시 오물 풍선을 살포한 가운데 정부가 대북 확성기 방송 재개를 통한 맞대응에 나섰다.
대통령실은 9일 오전 장호진 국가안보실장 주재로 긴급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 회의를 열고 이날 중 대북 확성기를 설치한 뒤 방송을 실시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대통령실은 “우리 국민의 불안과 사회의 혼란을 야기하려는 어떤 시도도 용납할 수 없다”며 “앞으로 남북 간 긴장 고조의 책임은 전적으로 북한 측에 달려있을 것임을 분명히 한다”고 경고했다.
이어 “정부는 북한의 어떠한 도발에도 확고하고 빈틈없는 대비태세를 유지할 것이며, 우리 국민 안전과 국가 안보에 만전을 기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대북 확성기는 최전방 지역 24곳에 고정식으로 설치돼 있었고 이동식 장비도 16대가 있었지만, 2018년 4월 판문점 선언과 9·19 군사합의에 따라 고정식 확성기는 철거돼 창고에 보관 중이고 이동식 장비인 차량도 인근 부대에 주차돼 있었다.
군은 지난 4일 9·19 군사합의의 효력이 정지된 이후 고정식·이동식 확성기 모두 언제든 재가동할 준비를 마친 상태다.
앞서 북한이 두 차례에 걸쳐 오물 풍선 1천여개를 남쪽으로 살포한 가운데 이날 수도권을 중심으로 관련 신고가 잇따르고 있다.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북한이 재살포한 대남 오물 풍선은 330여개로 식별됐다.
이번에 발견된 풍선 안에는 대부분 폐지나 비닐 조각 등이 들어 있었으며, 일부에서는 중국어가 적힌 종이도 발견된 것으로 나타났다.
북한과 가까운 경기 북부 지역에서만 이날 오전 기준 36건의 신고가 119에 접수됐다. 경기북부소방본부는 고양과 파주 등지에서 오물 풍선 18개를 발견해 군 당국에 인계했다.
경기 남부 지역은 오후 3시 기준 총 12건의 대남 풍선 관련 신고가 접수됐다. 실제 풍선이 발견된 곳은 이천 1곳이었으며, 대남전단이나 쓰레기 등의 낙하물이 발견된 사례는 수원, 용인, 김포 등에서 9건, 나머지 2건은 오인 신고였다.
또 인천은 오전 10시 기준 총 8건의 관련 신고가 들어왔다. 이날 오전 4시19분께 인천시 중구 중산동 해안가에서, 오전 5시32분께에는 미추홀구 학익동 빌라 옥상에서 대남 풍선이 발견됐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현재까지 대남 풍선으로 인한 인명피해나 규모가 큰 재산 피해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신원식 국방부 장관은 이날 전군 주요 지휘관 회의를 주관하며 북한의 오물 풍선 살포에 대응한 우리 군의 대북 확성기 방송 재개에 만전을 기할 것을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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