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인 아라뱃길 활성화 사업 ‘하세월’

유람선 운항 면허권 발급 안하고 아라빛섬 개발 계획 無… 12년 답보
“주도권 갖고 적극 나서야” 지적에... 市 “내부 검토 통해 방안 찾을 것”

인천 계양구 등에 있는 경인아라뱃길 전경. 경기일보 DB
인천 계양구 등에 있는 경인아라뱃길 전경. 경기일보DB

 

한국수자원공사(K-Water) 등이 추진하는 경인 아라뱃길 활성화 사업이 12년째 제자리 걸음이다. 경인 아라뱃길 일대가 인천 북부권 개발의 핵심인 만큼, 인천시가 주도권을 갖고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다.

 

1일 인천시와 K-Water 등에 따르면 지난 2012년 경인 아라뱃길이 내륙 최초의 운하로 개통한 뒤부터, 친수·관광·레저·문화 등의 기능을 가진 주변 활성화 사업을 추진 중이다. 서울시는 한강에서 경인 아라뱃길을 통해 덕적도 등을 거치는 ‘서해뱃길 프로젝트’를, K-Water는 아라뱃길 인근에 워터파크와 아이스링크 등의 ‘아라빛섬 개발사업’을 벌이고 있다.

 

그러나 이들 경인 아라뱃길 활성화 사업이 수년째 멈춰서 있다.

 

서해뱃길 프로젝트는 인천 앞바다까지 유람선 등의 운항에 필수적인 면허권 발급 절차조차 밟지 않았다. 현재 한강과 경인 아라뱃길 노선을 운행하는 현대해양레져㈜는 인천지방해양수산청에 ‘항로 노선 면허권’을 신청하지 않고 있다. 당초 서울시는 늦어도 올해 상반기 중 노선 운영이 가능할 것으로 봤지만, 민간 사업자의 참여를 이끌어내지 못한 것이다.

 

인천해수청 관계자는 “한강에서 덕적도까지 배가 오가려면 항로 노선 면허권은 반드시 필요하다”며 “민간 사업자가 제안을 해도 공모 기간까지 더하면 최소 3~6개월은 걸린다”고 말했다.

 

특히 K-Water는 아라빛섬 개발 사업을 추진하던 민간 사업자와의 협약 해지 이후 3년이 지나도록 별다른 사업 추진 계획조차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 K-Water는 뒤늦게 별도의 민간사업자 공모 없이 공원 형태의 현 구조물을 유지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앞서 K-Water는 경인 아라뱃길 인천터미널 아라빛섬 인근에 서해 낙조 전망 공원, 파도 유수풀, 해양 생태계 체험관, 인공 서핑 교육 시설, 스파·방갈로 등 해양친수공간을 조성하는 사업을 추진했다. 하지만 민간사업자가 부지 임대료를 내지 않자 결국 지난 2021년 협약을 해지했다.

 

지역 안팎에선 인천시가 경인 아라뱃길 활성화 사업의 주도권을 갖고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경인 아라뱃길의 대부분이 인천 계양구와 서구에 있는 만큼, 지역 특성에 맞는 사업 방식을 찾아야 한다는 것이다. 경인 아라뱃길을 인천의 주요 관광 자원으로 보고 이에 맞는 활성화 마스터 플랜 등의 마련이 시급하다.

 

이런데도 인천시는 현재 경인 아라뱃길 인근 도시개발만 구상하고 있을 뿐이다. 이마저도 국토교통부와 환경부 모두 경인 아라뱃길 주변 개발제한구역(GB) 해제에 대해 불가 입장만 반복하면서 한발자국도 나가지 못하고 있다.

 

문세종 인천시의원(더불어민주당·계양4)은 “현재 경인 아라뱃길은 주민들이 즐길거리가 전혀 없이 단순한 서울 시민의 자전거 타는 곳으로 전락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인천 북부권 개발의 핵심이 경인 아라뱃길 활성화인 만큼, 더이상 서울시나 K-Water만 바라봐서는 안된다”며 “이제라도 인천시가 주도권을 갖고 적극적으로 나서 다양한 사업을 추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인천시 관계자는 “현재 서해뱃길 프로젝트나 아라빛섬 개발 모두 가시적인 성과가 없는 것은 사실”이라며 “경인 아라뱃길 인근 개발 사업은 GB해제 문제로 어려움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인천 북부권 개발을 위해서라도 (경인 아라뱃길 활성화에) 더이상 손 놓고 있을 수 만은 없다”며 “내부적으로 검토를 통해 사업에 적극 뛰어들 방안을 찾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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