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거리 동물들이 겪는 배고픔을 해결해주는 게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오보현 인천시수의사회 감사(53)는 수의료봉사를 하면서 소외받는 동물들에 대한 걱정이 커졌다. 병원진료를 받지 못하는 동물들이 안타까워 늘 마음이 쓰였다.
그는 “길고양이 등 길에서 사는 동물들은 거친 삶을 살고 있다”며 “이 친구들은 배곯는 게 일상이고 보살핌마저 받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길거리의 동물들이 배고픔을 해결하지 못하면서 사람과의 갈등이 생기곤 했다.
그는 “굶주린 동물들이 쓰레기통을 뒤지거나 쓰레기봉투를 헤쳐 놓는다”며 “이 때문에 사람들과의 갈등이 생기곤 한다”고 전했다.
오 감사는 동물들의 배고픔을 해결하고자 인천, 부천 등에서 사료를 기부하고 있다. 오 감사가 이끌었던 수의료 봉사단인 야나(YANA)의 구성원들이 성금을 모은 것이다. 지역의 캣맘 및 동물지원센터 등에 사료를 전달하고 있다.
그는 “길거리 동물들이 사료를 배불리 먹는 걸 보면 일종의 죄책감이 덜어지며 뿌듯하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오 감사는 길거리 동물들의 중성화수술을 돕고 있다.
그는 “지난 2020년 인천 옹진군 모도리에서 유기묘의 중성화 수술을 도운 일이 기억에 오랫동안 남는다”고 회상했다.
모도리의 한 카페를 운영하는 사장이 유기묘를 한두 마리씩 키웠는데 개체수가 100마리 이상으로 늘어나자 섬 주민과 갈등이 생긴 것이다. 소식을 들은 오 감사가 모도리에 방문해 중성화수술을 진행하자 개체수가 감소하면서 주민 간 갈등도 점차 줄었다.
또 그는 최근 연이어 발생하는 동물학대 문제에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동물학대를 막기 위해선 동물들이 법적으로 보호받을 수 있는 법적 정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오 감사는 “동물학대가 범죄라는 인식이 분명하게 있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다”며 “앞으로도 동물과 사람이 공존할 수 있게 다양한 활동을 계속해 나갈 것이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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