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경인고속도로 구간 변경 사업 경제성 낮아… 예산 낭비 우려도 市 “종합 검토 후 최종 결정할 것”
인천 미추홀구 용현·학익1블록 도시개발사업의 소음 대책인 제2경인고속도로 일부 구간을 대심도터널로 바꾸는 계획의 무산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사업성이 매우 낮아 국비 지원을 받지 못하면서 1조5천억원에 이르는 막대한 사업비를 감당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10일 인천시에 따르면 용현·학익1블록 도시개발사업과 관련, 제2경인고속도로 주변에 방음터널을 우선 설치해 입주예정자들의 소음피해를 차단하고 장기적으로 대심도터널로 전환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대심도터널은 1조5천억원을 투입해 지하터널 공법으로 제2경인고속도로 기점인 서해4거리~능해나들목(IC)~학익분기점(JC)~문학IC까지 6.5㎞의 고속도로를 지하화하는 사업이다.
그러나 시가 최근 대심도터널 건설에 대한 사업성을 종합적으로 분석한 결과, 비용대비편익(B/C)값이 0.12로 기준치(1)에 비해 턱없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시는 또 대심도터널 사업 구간이 제2경인고속도로 기점이다보니 평소 차량의 지·정체 구간이 아니기에, 교통 혼잡도 등의 개선 효과도 없을 것으로 분석했다.
이 때문에 국토교통부 등에서는 대심도터널에 대해 경제성이 낮은 데다 혼잡도로가 아니라는 이유로 사실상 국비 지원은 어렵다는 입장이다. 통상 출퇴근 시간대 도심 상습 정체구간 등의 혼잡도로는 관련 개선 사업의 설계비와 공사비 50%까지 국비 지원이 가능하다.
이로 인해 시가 대심도터널을 만드려면 용현·학익1블록 도시개발사업 시행자인 ㈜디씨알이(DCRE)로부터 2천억원을 지원 받더라도 1조3천억원에 이르는 사업비를 부담해야 한다.
게다가 시는 대심도터널을 건설하려면 현재 3천억원을 투입해 추진 중인 방음터널 철거가 우선적으로 이뤄져야 해 예산 낭비 등의 우려도 크다고 보고 있다.
박창호 인천시의원(국민의힘·비례)은 “명확한 계획도 없는 상황에서 소음 대책의 일환으로 대심도터널을 만드는 것은 예산 낭비이고, 시기적으로도 이미 늦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시가 고속도로로 인해 주민들이 받을 미세먼지, 빛 공해, 소음 등의 피해를 막을 최선의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시 관계자는 “대심도터널 사업과 관련한 여러 변수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하고 있다”며 “올해 안에 대심도터널에 대한 정책 결정을 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한편, 용현·학익1블록 도시개발사업은 DCRE가 미추홀구 학익동 587의1 일대 154만6천747㎡(46만7천890평)에 시티오씨엘(CITY O CIEL) 1만3천여 가구를 짓는 사업이다. 지난 3월 1천131가구가 입주를 마쳤으며, 오는 12월 1천879가구, 내년 1월 764가구 등의 입주를 앞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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