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프링클러만 잘 작동해도 화재 피해는 훨씬 줄어들 수 있습니다.”
28일 오전 10시30분께 인천 서구 한 아파트 지하주차장. 소방대원이 전기차량에서 불이 난 상황을 가정해 스프링클러 헤드에서 열을 감지하는 ‘감열체’를 불로 터트리고 화재 감지기에 열을 가하자 “출구로 대피해 주시기 바랍니다”라는 안내 방송 소리와 함께 사이렌이 울린다. 이어 스프링클러에서 물이 터져 나온다.
순식간에 2개의 스프링클러에서 상당한 양의 물이 차량 위로 쏟아지고, 주차장 내부는 습기로 가득 찬다.
장명근 소방기술사(48)는 “불이 나면 1~5분 안에 스프링클러에서 물이 쏟아지기 시작하고 약 20분간 이어진다”며 “스프링클러만으로도 소방대원들이 화재 현장으로 도착하기까지 불이 확산하는 피해를 줄일 수 있다”고 했다.
인천 소방이 지역 아파트 소방안전 설비에 대한 실태조사에 착수했다. 지난 1일 서구 청라동 한 아파트 지하주차장에 있던 전기차에서 불이 났고, 스프링클러가 작동하지 않아 큰 피해로 이어진 만큼 전체적인 아파트 소방안전 설비를 점검하겠다는 취지다.
인천소방본부는 이날 서구 한 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 스프링클러 작동에 문제가 없는지 직접 틀어보는 등 점검했다. 이어 인천 소방은 오는 11월13일까지 스프링클러 설비가 있는 인천 아파트 지하주차장 1천682곳을 대상으로 실태조사를 한다.
인천 소방은 이번 실태조사를 통해 스프링클러 등 소방시설이 문제없이 작동하는지를 살펴본다.
특히 아파트 관리원을 비롯해 누구나 ‘준비 작동식 스프링클러’를 작동하는 사용법 홍보에도 나설 예정이다. 준비 작동식 스프링클러는 2개 이상의 화재 감지기가 작동해야 물이 공급되고, 감열체가 터지면 소화수가 터져 나오는 방식인데, 이를 이해시키기 위해서다. 특히 준비 작동식 스프링클러 수동 조작법도 교육한다. 인천 소방은 조만간 아파트 관리원들을 대상으로 준비작동식 스프링클러 작동법을 가르칠 계획이다.
인천 소방 관계자는 “스프링클러 등 이미 갖춰놓은 소방안전 설비가 제대로 작동하는지 여부를 철저히 점검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지난 1월 ‘인천 전기차 화재’와 같은 사고가 다시 일어나지 않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지난 1일 서구 청라국제도시 한 아파트 지하주차장에 있던 전기차에서 불이 나 차량 87대가 불에 타고 783대가 그을렸으며 주민 등 23명이 연기를 마셔 병원으로 옮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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