道소방재난본부 전시회... 수상작 나눈 의도 ‘의문’ 학교·이름 등 정보 노출... 인권감수성 제고 필요
“같은 학생인데 작품을 꼭 나눠서 전시해야 하나요?”
화재 예방 의식 고취를 위해 마련된 ‘경기 어린이 불조심 포스터 전시회’에서 우수작품을 장애 및 다문화 어린이 등으로 구분해 전시하고 있어 차별과 인권침해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10일 경기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경기도소방재난본부는 지난 7일부터 경기도청 구청사에서 어린이 불조심 포스터 우수작품을 전시하고 있다. 다음 달 ‘불조심 강조의 달’을 맞아 안전 문화확산 공감대 형성과 화재 예방 실천 중요성에 대한 경각심을 고취하기 위해 기획됐다.
전시된 작품은 지난해 11월 ‘제1회 경기 어린이 불조심 포스터 대전’에서 입상한 초등학생 우수작품 87점이다. ▲다문화 어린이 22점 ▲장애 어린이 10점 ▲초등학생 어린이 45점 ▲역대 작품 10점 등으로 분야를 나눠 게시됐다.
이런 가운데 전시된 작품들을 ‘다문화 가정 어린이’와 ‘장애 어린이’로 분야를 나눠 전시한 것은 차별이며, 전시회의 취지에 맞지 않다는 지적이 나왔다.
선지영 다산인권센터 활동가는 “다문화나 장애 어린이 작품으로 구분 지어 전시하는 것은 차별 행위가 될 수 있다”며 “화재 예방을 실천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알리는 전시회에 초등학생의 수상작들을 굳이 나눠 전시할 필요가 없다”고 설명했다.
더욱이 작품마다 학교와 학년, 이름 등 개인정보가 노출돼 있어 사회적 차별의 원인이 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왔다.
이재원 한국인권진흥원장은 “장애를 가지고 있는 사실을 알리면서 구체적인 개인정보를 기재해 놓는 것은 추후 아이들에게 피해가 갈 수도 있는 일”이라며 “작품이 불특정 다수들에게 공개되는 만큼 전시회 주최기관은 차별 상황에 대해 민감하게 지각하고 해석할 수 있는 인권감수성을 제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도소방재난본부 관계자는 “수상작은 전시할 예정이라는 것에 대해 공지했으며, 학생들에게 개인정보동의서도 받았다”면서도 “다만, 차별 우려가 나오지 않도록 전시 방안을 고심해 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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