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안상수 출마와 낙선, 前 인천시장의 길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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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강화군수 재·보궐선거일인 16일 인천 강화군 강화문예회관에 마련한 개표소에서 관계자들이 개표하고 있다. 경기일보DB

 

인천 강화군수 보궐선거가 끝났다. 박용철 국민의힘 후보가 당선됐다. 득표율 50.97%다.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42.12%를 얻었다. 선거 결과 논평은 정파적 입장에 기초한다. 예상했던 결과라는 반응이 대체로 많다. 보수 지역임이 반영된 판단이다. 이런 견해에 굳이 보탤 의견이 없다. 그 대신, 시각을 달리해 짚고 가려는 관전평은 있다. 예민한 선거 기간에는 언급할 수 없었다. 이제는 할 수 있다고 본다. 안상수 전 시장은 왜 출마한 것인가.

 

인천의 한 시대를 대표하는 거물 정치인이다. 2002(3대)·2006년(4대) 인천광역시장을 했다. 2012년에는 18대 대통령선거 경선 후보였다. 강화 등 지역 국회의원도 세 번이나 했다. 그런 그가 군(郡) 행정을 하겠다며 출마했다. 국회의원 출신의 시장직 도전이 없던 예는 아니다. 논쟁은 인천광역시장 출신의 강화군수 도전이다. 강화군은 인천광역시 산하 기관이다. 상급기관장 출신이 하급기관장에 지원한 셈이다. 시장 퇴임 14년 만에.

 

정당과 필요에 의해 공유된 결정이라면 달리 볼 수도 있다. 이번 경우는 그것도 아니다. 정당에서도 반대했다. 당내 경선 과정에서 안 전 시장은 선택받지 못했다. 3선 국회의원, 대통령 경선 후보 등 화려한 전력을 갖고 있다. 이런 그에게 당은 후보 자격을 주지 않았다. 그 연유를 짐작하는 건 상식의 영역이다. ‘노욕’으로 봤을 거다. 아니면 그런 여론을 들었을 것이다. 거기서라도 멈췄으면 좋았다. 하지만 탈당하고 출마했다. 그리고 참패했다.

 

우리가 안타까움을 갖는 인천 정치사가 있다. 전임 시장들의 흑역사가 반복되고 있다. 8년6개월간 재임했던 시장이 있었다. 관선과 민선을 관통했던 고(故) 최기선 시장이다. 세 번째 시장 중에 송사에 휘말렸다. 대우자판에서 3억원을 수수했다는 혐의다. 쫓겨나듯 불출마를 선언했다. 그런데 4년 뒤 당적을 바꿔 다시 출마했다. ‘노욕’, ‘철새’ 평가가 듣는 인천시민을 불편하게 했다. 그러고는 쓸쓸히 사라졌다. 또 다른 역사도 있다.

 

송영길 전 시장이다. 2010년 5대 시장을 했다. 그 역시 인천에서 다선 국회의원도 했다. 전당대회 돈 봉투 사건에 휘말렸다. 본인은 정치적 수사를 주장했다. 하지만 검찰이 구속했고, 법원이 유죄 선고를 했다. 명예 회복을 하겠다는 ‘소나무당’ 행보가 안타깝다. 왜 자꾸 이런 모습이 인천시민에게 목격되는지 모르겠다. 선거는 끝났고 응당 패자가 사라질 시간이다. 하지만 이번에는 안 후보의 말을 듣고 싶다. 그래서 얻은 게 뭐가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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