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남동구, 소래포구역 교량 밑 개방 ‘진퇴양난’

주민들 체육 시설 원하지만
취객·쓰레기 문제 반복 우려
區 “임시 개방 후 의견 청취”

개방한 인천 남동구 소래포구역 교량 하부 공간. 정성식기자
개방한 인천 남동구 소래포구역 교량 하부 공간. 정성식기자

 

인천 남동구가 논현동 수인선 소래포구역 교량 하부 공간 활용 방안을 찾지 못하고 고심 중이다. 주민들은 체육시설을 원하는데, 아예 개방을 반대하는 목소리 역시 만만치 않아서다.

 

20일 구에 따르면 수인선 소래포구역 인근 교량 하부 공간은 규모 4천500㎡(높이 15m)의 공터로, 국가철도공단 소유다. 구는 지난 2012년부터 국가철도공단과 협약을 맺고 이곳을 관리 중이다. 구는 지난 10년여 간 이곳을 개방하다 취객들이 술을 마시고 노숙을 하거나 쓰레기를 버려 민원이 빗발치자 지난 2021년 이곳을 폐쇄했다.

 

구는 ‘소래관광 벨트 조성 타당성 조사 및 검토 기본 구상 용역’을 진행했고, 용역 결과를 바탕으로 하부 공간을 개방·활용할 방안을 고민 중이다. 구는 이곳에 조형물과 포토존, 소규모 운동기구, 무대 등을 설치하고 조경, 보행로, 벤치 등 유휴공간을 최소화하는 방안을 기획 중이다. 노숙자나 음주, 취사 등 위반행위가 일어날 공간 자체를 줄이기 위해서다.

 

반면, 지역 주민들은 배드민턴이나 농구, 게이트볼 경기장 등 체육 시설을 원한다. 구는 상가와 도로가 많은 이곳 특성상 공을 사용하는 체육시설을 설치하면 공이 상가나 차량에 날아갈지도 모른다는 우려 때문에 어렵다는 입장이다.

 

게다가 아예 개방을 반대하는 주민 의견도 많다. 과거 취객들이 일으킨 문제를 해결할 만한 명확한 대안이 없기 때문이다. 개방을 원치 않는 주민들은 달리진 것이 없는 상황에서 이곳을 열 경우 다시 주취자 문제가 반복될지도 모른다는 우려를 내놓았다.

 

이철상 남동구의원은 “하부 공간은 마땅히 주민들에게 돌아가야 할 공간”이라며 “구가 과거를 되풀이하지 않으려면 주취자를 관리할 수 있는 방안과 근본적으로 하부 공간을 개발할 방법을 빠른 시일 내로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구 관계자는 “우선 올해 말까지 임시로 개방하고 주민들 의견을 들어본 뒤 결정하겠다”라며 “개방 이후에는 남동시니어클럽 등을 활용해 쓰레기를 치우고 취객을 계도하는 관리 인원을 배치해 같은 문제가 일어나지 않도록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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