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한 갈등에 당 원내대표 대통령실 무게추 확인 秋 대통령 설득 아닌 韓 제외한 당정공조면 파장
윤석열 대통령이 한동훈 대표와 1시간 20분에 걸친 차담에 이어 국민의힘 추경호 원내대표가 같은 날 저격 윤 대통령과 만찬을 함께 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향후 당정 관계가 미궁 속으로 빠질 우려가 나오고 있다.
22일 여권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전날(21일) 한 대표 면담 직후 추경호 원내대표를 초청해 만찬을 한 것으로 확인됐다. 당시 만찬에는 윤 대통령과 추 원내대표를 비롯해 정진석 비서실장 등 대통령실 참모진이 참석했다.
이 과정에서 추 원내대표가 윤 대통령에게 한 대표가 제안한 3대 건의사항을 수용하거나, 일부라도 수용해 달라고 건의했다면 큰 문제가 없어 보인다.
다만, 추 원내대표가 대통령실 입장에 동조하면서 한 대표의 3대 건의사항에 대해 부정적인 견해를 밝혔다면 당 투톱인 한동훈·추경호 관계가 틀어지거나, 자칫 결별이라는 수순을 밟을 수 있는 사례다.
대신 추 원내대표가 사전에 한 대표에게 대통령실 만찬 사실을 공개하고 양해를 구했다면 상황은 달라질 수 있다. 이 경우 더불어민주당 등 야권 일각에서는 ‘윤·한·추’ 간 ‘짜고치는 고스톱’이라는 비난에 나올 수 있다.
앞서, 국민의힘 원내 사령탑인 추 원내대표는 원외 대표인 한 대표와 쟁점 현안을 두고 엇박자를 드러냈다. 채상병 특검법과 관련한 제3자추천 특검법을 비롯해 김건희 여사 문제를 두고서다.
추 원내대표는 줄곧 대통령실 입장을 대변했다. 지난 7·23 전당대회 이후 정점식 정책위의장 교체를 비롯한 주요 당직자 인선부터 최근까지 추 원내대표의 입장이 바뀌지 않은 셈이다.
추 원내대표는 지난 8월 13일 관훈클럽 초정 토론에서 김경수 전 경남지사 복권을 반대한 한 대표와 관련해 “저는 추경호다, 한동훈 대표가 아니다”며 농담조로 말하면서 “한 대표가 결국 대통령의 통치행위를 기본적으로 존중하면서 의견을 제시해야 하지 않을까 이런 생각을 해본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또 한 대표가 전날 김 여사 문제에 대해 대통령실 인적 쇄신과 대외활동 중단, 의혹 규명에 대한 협조 등 세 가지를 주문했지만, 추 원내대표는 지난 18일 검찰이 김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연루 의혹에 불기소 결론을 내린 데 대해 “기본적으로 증거와 법리에 따라서 나름대로 공정하게 수사 결과를 발표한다고 노력했으리라고 생각한다”고 밝히는 등 한 대표와 시각차를 드러냈다.
이와 관련 국민의힘 소속의 한 중진 의원은 경기일보와 통화에서 “야당은 원외 대표라도 원내 의원들이 존중하고 대표의 뜻을 따르는 사례가 많다”고 말한 뒤 “반면, 국민의힘은 원외가 되면 4선 이상 중진이라도 원내 초·재선조차 쉽게 만날 수 없는 독특한 문화가 있다”고 최근의 상황을 크게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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