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칼럼] 안면마비 협진의 효용성

홍민정 경기도한의사회 의무이사 (세마그린요양병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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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면마비는 7번 뇌신경인 안면신경의 손상으로 발생하는 질환이다. 미각이나 타액분비장애, 누액분비장애, 청각과민이나 통증 등의 증상을 동반한다. 과로 및 스트레스가 가장 큰 발병 유인으로 꼽히고 있으며 매년 인구 10만명당 20~30명이 발생한다고 보고되고 있다.

 

현대사회의 과다한 업무 및 스트레스로 인해 안면마비로 치료받는 환자는 해마다 증가하고 진료비 부담도 늘어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연구에 따르면 명세서 기준 요양기관 종별 이용률을 분석한 결과 한방이 68.81%, 양방이 31.19%를 차지했다. 요양급여비용 총액으로 분석해 보니 한방의 비율이 52.61%로 나타났다. 한방의 명세서당 치료비용이 양방에 비해 낮은 것이다. 한방은 양방에 비해 비용이 낮으면서 치료 기간에 따라 비용이 지속적으로 발생하지만 양방의 경우 초기에 비용이 많이 투입될 뿐만 아니라 고가의 진단 비용 때문에 한방에 비해 청구되는 비용이 크다.

 

안면마비는 협진에 대한 연구도 활발한 질환이다. 말초성 안면신경마비의 한양방 협진치료에 관한 임상적 연구에 따르면 협진에 의한 안면마비의 치료는 만족할 만한 회복을 보이며 주관적으로 느끼는 만족도도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얼굴마비 환자의 의·한의 협진 의료 이용 연구(2017년)에 따르면 내원일당 요양급여 비용은 의과 단독 진료, 의·한의 협진, 한의과 단독 진료 등의 순으로 높게 나타났다.

 

안면마비는 발병 2~4일의 급성기, 집중 치료가 필요한 발병 2~4주 이내의 아급성기, 후유증 예방과 재발 방지를 위해 중요한 회복기, 후유증기로 크게 나뉜다. 급성기와 아급성기 초기에는 신경에 발생한 염증을 제거하고 안면신경의 손상 정도를 낮추는 것이 중요한데 이때 한방에서는 소염과 거풍을 위한 침·약침·한약 치료 등을 시행하고 양방에서는 스테로이드제, 항바이러스제를 투여한다.

 

회복기에는 마비를 회복하고 면역력을 높이기 위한 한약 치료와 함께 머리와 얼굴의 혈액순환을 개선하고 목과 어깨의 경직을 해소하기 위한 침·부항·추나 치료가 도움이 될 수 있다. 후유증기에 접어든 환자에게는 매선침 치료를 통해 얼굴의 땅김, 뻣뻣함, 조이는 느낌 등의 불편감을 감소시킬 수 있으며 안면 비대칭을 개선시킬 수도 있다. 안면마비 협진은 환자의 관점에서 치료효과뿐만 아니라 여러 의료기관을 찾거나 다시 방문해야 하는 번거로움, 그에 따른 경제적 부담을 덜어 편의성과 만족도를 높여주며 보험자적 관점에서도 질병 부담 경감으로 사회·경제적으로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어 협진 확대가 더욱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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