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축구 인천유나이티드FC가 끝내 팬들을 울렸다. 올해 K리그1 최하위로 추락, K리그2로 강등됐다. 2003년 원조 ‘시민구단’ 창단 이후 21년 만이다. 근래 한때는 2년 연속 파이널A(1~6위)에 올라 팬들의 환호도 받았다. 그러나 긴 세월 해마다 ‘꼴찌 탈출’에 허덕여 왔다. 그래서 별명마저 ‘생존왕’, ‘잔류왕’이었다.
결국 ‘시민구단’의 한계를 넘어서지 못했다. 속을 들여다보면 인천시 예산으로 꾸려 가는 ‘지자체 구단’이었다. 부족한 재정에 시장논리가 지배하는 우수 선수 영입이 어려웠다. 인천시는 해마다 100억원 이상을 쏟아붓지만 다른 구단 연봉 총액의 절반 수준이다.
구단 경영도 전문성과는 멀었다. 성적이 저조하면 경기력을 높일 방안을 찾아내야 하지만 아니었다. 2018년과 2020년, 인천유나이티드가 최하위로 추락했을 당시 비상대책위는 꾸려졌다. 하지만 뚜렷한 경영 혁신이나 경기력 향상 대책은 나오지 않았다. 사실상 지자체 구단이다 보니 대표이사는 물론 이사진 대부분이 축구 비전문가로 꾸려졌다. 이사진 17명 중 3명을 제외하면 전·현직 공무원이나 후원사 관계자, 기업인 등이다.
경영층 외 구단 프런트도 책임을 피할 수 없다는 진단이다. 올해의 경우 재정난을 이유로 핵심 전력 선수들을 방출했다. 그러고도 대체 선수 영입을 소홀히 했다. ‘국제대회 경험 있는 선수들로 한 시즌 더 가도 된다’며 안일했다는 지적이다. 지난 7월 성적 부진 책임을 지고 감독이 중도 사퇴했다. 그때도 새 감독 선임이 늦어져 위기 수습의 골든타임을 놓쳤다.
지역 기업들의 외면도 한 요인으로 꼽힌다. 올해 인천유나이티드의 총 수입금이 258억원이다. 이 중 인천시와 인천경제청의 지원이 155억원(60%)을 차지한다. 기업 후원은 14억원(5.5%) 수준이다. 이도 인천 시금고를 맡고 있는 신한은행이나 포스코이앤씨, 인천항만공사 등의 단발성 후원이 대부분이다. 인천에 본사를 둔 상장기업 94곳 중 인천도시가스 1곳만이 후원사에 이름을 올렸다. 4년 전 37억원이던 기업 후원이 올해는 14억원대로 떨어져 있다.
최대한 빨리 1부 리그로 생환하는 것이 인천유나이티드의 지상과제다. 먼저 강등된 팀들을 살펴봐도 매우 험난한 과정이 될 것이다. 경영진과 선수단의 대대적 쇄신은 말할 것도 없다. 그러나 쇄신 작업은 분명한 목표를 가져야 한다. 바로 주인의식의 재무장이다. 남의 일처럼 하는 구단 경영, 경기 운영으로는 자생력을 기대할 수 없다. 주인 및 책임의식이 분명한 시민구단, 그러려면 어떻게 바꿔야 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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