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군서 해마다 20건이상 식중독… 5년간 4천명 육박

끊임없는 육군 식중독... 식품 보관·관리 과정 실태점검 시급

K808 차륜형장갑차에서 하차한 17사단 병력들이 주변 수색을 하고 있는 모습으로 기사 본문과 구체적인 관련 없음. 경기일보 DB
K808 차륜형장갑차에서 하차한 17사단 병력들이 주변 수색을 하고 있는 모습으로 기사 본문과 구체적인 관련 없음. 경기일보DB

 

육군 제17보병사단이 예하부대 병사 66명의 식중독 의심 증상에 대한 역학 조사에 나선(경기일보 2일자 7면) 가운데, 17사단을 비롯한 육군 안에서 해마다 식중독 환자가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되며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3일 국방부 등에 따르면 육군 식중독 발생 건수는 지난 2019년 34건, 2020년 42건, 2021년 29건, 2022년 30건, 2023년 20건 등으로 집계됐다. 이 기간 동안 육군에서 나타난 식중독 환자 수는 3천991명에 이른다. 올해(9월 기준)만도 육군 내에서 18건의 식중독 사고가 발생, 319명의 환자가 발생했다.

 

육군 식중독 사고 원인은 부대 안에서의 조리·개인 위생 문제가 가장 많다. 모두 4천310명의 환자 중 2천736명(63.4%)이 이에 해당한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번 17사단 병사들의 식중독 의심 증상은 각 부대별 조리·개인 위생 문제보다 전반적인 식재료 및 완제품 보관·관리 과정에서 문제가 생겼을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한다. 1곳이 아닌 17사단 예하부대 15곳에서 병사 66명이 복통과 설사 등 식중독 의심 증상을 호소했기 때문이다.

 

이에 지역 안팎에선 군 식재료 보관·관리 체계에 대한 실태점검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박선원 의원(더불어민주당·인천 부평구을)은 “17사단을 비롯한 군 식중독 문제는 장병 건강 뿐만 아니라 전투력과도 직결되는 사안”이라며 “군 당국이 장병 개인위생과 급양 감독을 철저히 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이 밖에도 군 급식 재료 자체의 품질 문제도 살펴봐야 한다고 지적한다. 군부대 급식 재료는 통상 특정 공급처가 보급하기 때문에 공급처가 납품한 재료의 오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서다.

 

김지원 세종대 국방시스템공학과 교수는 “예하부대 15곳 병사들이 식중독에 걸렸다는 점 등으로 미뤄 공급처 납품 시 검수절차도 제대로 작동하는지 점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군 당국이 식중독 원인을 제대로 파악하고, 책임을 묻는 등 재발 방지에 힘써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육군 관계자는 “17사단 병사들의 식중독 의심 증상에 대한 역학 조사를 통해 정확히 식중독이 맞는지를 확인한 뒤 원인 등을 찾겠다”며 “식중독 문제를 예방하기 위해 부대 위생을 점검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17사단은 식중독 의심 증상을 보인 병사들의 검체와 지난 11월24일~26일 급식 보존식 검체를 인천시에 전달, 검사를 의뢰하는 등 역학조사를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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