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앞 집결한 시민들…탄핵안 표결 공회전에 ‘분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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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소추안 국회 본회의 표결이 실시된 7일 오후 국회의사당 앞에서 윤 대통령 탄핵 촉구 집회가 열리고 있다. 조주현기자

 

“윤석열 탄핵! 탄핵 투표 성립이 안 되도록 퇴장한 여당 의원들에겐 국민 분노는 눈에 보이지 않는 것 같습니다.”

 

7일 오후 4시50분께 윤석열 대통령 탄핵 표결을 앞둔 국회의사당 일대. 영하권의 추운 날씨 속 국회의사당과 멀리 떨어진 곳까지 비상 계엄에 분노한 수많은 시민들이 ‘윤석열을 탄핵하라’, ‘내란수괴 당장 물러나라’ 등 구호를 외치고 있었다.

 

국회의사당 쪽으로 가려고 했지만 사람들은 이미 빼곡하게 가득차 이동조차 어려웠다. 너무 많은 사람 탓에 압박감을 느낀 몇몇 사람들은 “천천히 가주세요”, “질서를 지킵시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너무 많은 사람들이 몰려 있어 먹통이 된 휴대전화를 바라보던 사람들은 한숨을 쉬며 어쩌다 들리는 구호를 따라하며 각자의 자리로 이동했다.

 

김포에서 왔다는 김은지씨(가명·여)는 “아무리 생각해도 이해되지 않는 대통령의 비상 계엄 선포에 분노해 오게 됐다”며 “꼭 오늘 탄핵안이 통과됐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대학생 이유진씨(가명·여)도 “비상계엄이 선포된 후 믿을 수 없어 직접 거리로 나오게 됐다”며 "윤석열은 이 사태를 책임지고 물러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오후 5시께 ‘김건희 여사 특검법’ 표결이 시작되자 모인 사람들은 뉴스에 귀를 기울이며 연신 핸드폰을 쳐다봤다. 하지만 여당 의원들이 표결 이후 안철수 의원을 제외하고 본회의장을 퇴장하자 시민들은 야유를 쏟아냈다. 시민들은 여당 의원들의 이름을 한 사람씩 호명하며 투표에 동참할 것을 촉구했다.

 

이를 지켜보던 김지혁씨(30)는 “탄핵안 자체가 상정 안되게 퇴장한 거 보고 개탄스러웠다”며 “나라를 망치는 꼴“이라고 말했다.

 

이후 김건희 여사 특검법마저 부결되자 시민들은 탄식을 쏟아냈다. 지켜보며 한숨을 쉬던 김철희씨(가명)는 “투표하고 탄핵 투표는 빠져나가는 저 꼴은 우리나라의 여당이라고 말하기 부끄러운 수준”이라며 “지금이라도 돌아와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유찬씨(가명)도 “안철수 의원만 남고 여당 의원들이 나가버린 것을 우리 모두 두 눈으로 똑똑히 지켜봤다”며 “여당 의원들도 사실상 내란에 동조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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