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맥도날드?’…햄버거에서 나온 정체불명 ‘털’

맥'또'날드 이번엔 ‘털버거’ 논란
환불·폐기 조치뿐 심각성 몰라... 5년간 식품위생법 총 106건 위반
기름종이·실·체모 등 혼입 빈번... 맥도날드 “직원 위생 교육 강조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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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일 수원의 한 맥도날드 매장에서 A씨가 구입한 '맥모닝' 안에서 이물질이 발견됐다. 독자 제공

 

지난 3일 이른 아침 A씨는 출근하기 전 허기진 배를 채우기 위해 수원의 한 맥도날드 매장으로 향했다. 평소 즐겨 먹던 맥모닝을 주문하고 한 입, 두 입 아침의 소소한 행복을 누리던 A씨는 갑작스레 식욕이 뚝 떨어지고 말았다. 햄버거 빵과 패티 사이에서 체모로 보이는 털이 발견되며 그의 식욕을 한순간에 날려버린 것이다. A씨는 곧바로 먹던 햄버거를 내려놓고 환불을 받았지만 불편한 속은 나아질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A씨는 당시를 떠올리며 “머리카락이 아닌 것 같았다. 맥도날드 음식을 굉장히 좋아했는데 이 사건 이후로 맥도날드 간판만 봐도 속이 울렁거린다”며 “이물질이 발견됐는데 환불 조치만 한 뒤 이물질 유입경로 등 구체적인 경위도 파악하지 않은 채 폐기했다는 얘기를 듣고 매장이 문제에 대해 심각성을 인지하지 못하고 있다고 느꼈다”고 불만을 표시했다.

 

과거부터 위생 논란이 끊이지 않던 맥도날드에서 또다시 이물질이 발견되는 일이 발생하며 위생 관리 부실 문제에 대한 심각성 논란이 재점화됐다.

 

10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최근 5년간(2019~2023년) 햄버거 프랜차이즈 식품위생법 위반 건수는 489건으로 이중 맥도날드는 106건(21.6%)을 차지했다.

 

맥도날드에서는 올해에만 지난 4월과 6월 서울 매장에서 만든 햄버거에서 나무조각 같은 이물질과 기름종이가 각각 나왔다. 지난 8월 충북 제천 매장에선 10cm 실이 발견됐으며 마산 매장의 치킨너겟에선 체모가 발견되기도 했다.

 

이처럼 맥도날드에서는 과거부터 위생 문제가 끊임없이 발생했지만 여전히 개선되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지난 3일 해당 매장을 경기일보 취재진이 방문해 “이물질을 확인해 볼 수 있냐”고 묻자 해당 매니저는 “매장 내 혼입이 확실해 폐기 처분했다”고 답했다.

 

하지만 지난 9일 한국맥도날드는 경기일보와의 통화에서 “해당 매장에 확인해본 결과 증거 사진과 해당 체모를 확보하고 있다”고 들었다며 돌연 대답을 바꿨다.

 

다만 한국맥도날드 관계자는 “이물질의 혼입 경로나 정체가 명확하지 않은 경우에만 본사에서 회수 후 외부 기관에 검사를 의뢰한다”며 “매장 내 혼입이 거의 확실한 상황에서 해당 체모의 경로를 파악할지에 대해서는 아직 대답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위생 문제 대처에 대해 한국맥도날드는 환불 조치 위주로 처리하고 있으며 음식 섭취 후 건강상 큰 문제가 발생했을 경우에는 보험처리가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또 매장 직원들을 대상으로 이뤄지는 위생 교육은 상반기와 하반기 각각 1회씩 진행하고 계절에 따라 추가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문제는 맥도날드는 재발 방지 차원의 대책 마련이 아닌 기존의 대안들을 강조하는 데에 그치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한국맥도날드 관계자는 “기존의 대책에서 문제가 지속적으로 발생했다고 해 교육이나 사후 조치가 추가된 것은 없다”며 “한국맥도날드는 추가적인 대안이 교육을 더 빈번하게 강조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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