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초등학교, 100회 졸업식 [포토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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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졸업하고 싶어!" 동생은 입술을 삐죽 내밀며 형을 부러워했다. 무대 위로 올라가는 형을 눈을 반짝이며 바라보던 동생은 형을 따라가고 싶은 마음을 숨기지 못했다. 엄마는 미소 지으며 속삭였다. "너도 곧 졸업할 날이 올 거야" 조주현기자

2025년 1월 2일, 대부초등학교에서 제100회 졸업식이 열렸다. 졸업생은 13명. 대부초는 100년이라는 긴 세월 동안 5천744명의 아이들을 길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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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꾸만 흘러내리는 학사모. 머리에 올려놓으면 한쪽으로 기울고, 다시 고쳐 쓰면 또 눈을 가렸다. 몇 번이고 손으로 학사모를 만지작거리자 웃음을 터졌다.조주현기자

차가운 겨울 바람이 섬마을 작은 학교의 창문을 두드렸지만, 졸업식장은 따뜻한 온기로 가득했다. 학부모와 졸업생들이 식장을 가득 메웠다. 몇몇 아이들은 자꾸만 미끄러지는 커다란 학사모를 고쳐 쓰며 까르르 웃음을 터뜨렸다. 그 웃음소리는 행사장 구석구석에 퍼지며 모두의 얼굴에 미소를 피워냈다. 졸업장이 고사리 같은 손에 쥐어질 때마다 아이들의 얼굴에는 설렘과 아쉬움, 그리고 다가올 미래에 대한 기대가 번졌다. 빔프로젝터 화면에 차례로 비춰진 장래희망은 모두의 이목을 끌었다. 서환이는 "유튜브 크리에이터" 유민이는 "조류학자" 인우는 "쉐프"가 되고 싶다고 했다. 아이들은 친구들의 꿈이 화면에 등장할 때마다 큰 박수로 응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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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아버지 김진구씨는 33회, 동은이는 100회 졸업생이다.조주현기자

김진구 씨(81)는 대부초등학교 33회 졸업생이자 오늘 졸업하는 김동은 군의 할아버지다. "제가 졸업한 이 학교에서 손자의 졸업식을 보게 되어 정말 감격스럽습니다" 할아버지는 손자를 바라보며 따뜻한 미소를 지었다. "동은이가 대부에 꼭 보탬이 되는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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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인식 교장 선생님이 졸업장을 수여하고 있다.조주현기자

"졸업생 여러분, 졸업은 끝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입니다" 송인식 교장 선생님의 목소리가 졸업식장을 가득 채웠다. "앞으로의 길이 항상 순탄하지는 않을 겁니다. 하지만 중요한 건 절대 포기하지 않는 것입니다. 여러분의 도전을 응원합니다" 교장 선생님의 진심 어린 메시지에 아이들은 반짝이는 눈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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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님께 감사 인사를 하는 졸업생들.조주현기자

졸업식을 마친 뒤, 학생들을 배웅하던 김유희 6학년 담임 선생님은 눈시울이 붉어졌다. "여러분이 행복하고 건강하게 자라길 바라는 마음뿐입니다. 정말 사랑합니다." 떨리는 목소리 속에서도 선생님의 깊은 진심이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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졸업이 슬픈 이유는 아마도 그것이 끝과 시작을 동시에 의미하기 때문은 아닐까. 함께 웃고 뛰놀던 친구들과의 익숙한 일상이 이제는 추억으로 남는다. 매일 아침 "안녕!" 하며 맞이하던 교실의 풍경은 더 이상 내일의 약속이 아니다. 선생님의 따뜻한 목소리와 교실 안을 가득 채우던 웃음소리도 점점 멀어져 간다. 서로의 별명을 부르며 놀리던 친구들, 쉬는 시간마다 뛰놀던 운동장, 그리고 작은 싸움 뒤에도 곧바로 다시 화해하던 그 순간들. 이런 소중한 것들이 더 이상 반복되지 않을 거라는 생각이 슬픔을 불러온다. 졸업식에서 건네는 마지막 인사, 그리고 친구들과의 포옹 속에는 말로 다 담을 수 없는 아쉬움이 깃들어 있다. 앞으로 더 넓은 세상을 만날 설렘도 있지만, 지금 이 순간이 다시는 돌아오지 않는다는 사실이 마음을 무겁게 한다. 그래도 졸업이 꼭 슬프기만 한 건 아니다. 이별이 새로운 시작을 의미하듯, 오늘의 눈물이 내일의 성장을 위한 밑거름이 될 것이다. 그러니, 슬픔 속에서도 그동안 함께했던 시간을 감사하며 웃을 수 있기를.조주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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