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서부간선수로 ‘고인물’… 오염·악취 비상

5.4㎞ 농수로 오물 등 악취 주민 ‘고통’
市, 친수공간 조성 200억 투입했지만
농어촌公 “예산 부족”… 5년째 제자리
일각 “유지용수 시설 등 문제 해결해야”

인천 계양구 인근 서부간선수로에 쓰레기가 개구리밥과 함께 떠다니고 초록 물이 흐르고 있다. 경기일보DB
인천 계양구 인근 서부간선수로에 쓰레기가 개구리밥과 함께 떠다니고 초록 물이 흐르고 있다. 경기일보DB

 

인천의 6대 하천인 부평·계양일대 서부간선수로가 물이 흐르지 않고 갇혀 있어 수질 오염이 심각, 이로 인한 악취로 인근 주민들이 큰 고통을 받고 있다. 지역 안팎에선 물이 흐를 수 있도록 각종 시설을 설치, 근본적으로 수질 개선이 이뤄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5일 인천시와 한국농어촌공사 등에 따르면 시는 지난 2020년부터 약 200억원을 들여 서부간선수로에 주민들이 자연과 함께 여가생활을 즐길 수 있는 문화공간을 만들기 위한 친수공간 조성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주민들이 자연과 함께 여가생활을 즐길 수 있는 문화공간을 만들고 ‘제2의 청계천’으로 만들겠다는 목표다.

 

그러나 사업 시작한지 5년이 넘도록 물이 계속해서 흐를 수 있도록 하는 시설 설치가 난항을 겪고 있다. 시가 서부간선수로 수질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이 수로를 관리하는 농어촌공사에 유지용수 시설 설치 등을 요구하고 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유지용수 시설은 외부의 깨끗한 물을 계속 흘려보내 일정한 양의 물을 유지토록 하는 관로와 펌프 등이다.

 

농어촌공사는 서부간선수로에 유지용수 시설 설치비만 최소 300억원에 이르는데다, 지속적으로 시설 유지보수 비용 등까지 필요한 만큼 예산 부족을 이유로 거부하고 있다.

 

서부간선수로는 부평구 삼산동에서 계양구 동양동까지 5.4㎞에 이르는 인공 농수로다. 농사를 지을 때만 물을 공급하다보니 농번기(6~9월)를 제외하면 물이 흐르지 않고 있다. 이 때문에 서부간선수로 하천 바닥에 쌓인 수초, 오물 찌꺼기 등이 썩으면서 심각한 악취가 나 일대 주민들이 큰 고통을 받고 있다.

 

또 서부간선수로로 하수와 각종 폐기물 등이 흘러들어오면서 수질은 점점 나빠지고 있다. 보건환경연구원이 서부간선수로의 수질 등급을 분석한 결과, 봄철 농업용수 공급 시기에는 수질이 2등급(약간 좋음)이지만 비영농기(11월∼다음해 3월)와 장마철 집중호우 시에는 수질이 5등급(매우 나쁨)까지 떨어진다.

 

앞서 시는 지난 2023년 계양구와 함께 계산천을 흐르는 유지용수를 서부간선수로로 끌어오기 위해 91억원을 들여 1.6㎞짜리 관로를 수로 주변에 설치했지만, 전체 수로의 30% 수준에 그쳐 수질개선 효과는 미비하다.

 

김종득 인천시의원(더불어민주당·계양2)은 “서부간선수로에 친수공간을 조성하고 예쁘게 꾸며놓더라도 수질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면 말짱 도루묵”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계속 방치하면 악취 및 해충 등 주민들의 피해만 더 커질 것”이라며 “농어촌공사를 설득하거나, 시가 부평·계양구와 자체예산으로 시설 설치를 추진하는 등 문제 해결에 나서야 한다”고 덧붙였다.

 

시 관계자는 “근본적인 해결책은 유지용수를 확보해 1년 내내 물이 흐르도록 하는 것”이라며 “농어촌공사와 부평·계양구 등과 함께 머리를 맞대고 있지만, 현재로서는 뚜렷한 해결책이 없다”고 말했다. 이어 “관련기관과 지속적으로 협의해 대책을 찾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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