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연휴 나쁜 날씨 탓에 배가 못 떠 가족들을 만나지 못했어요. 오늘에야 손녀들 보러 뭍으로 나갑니다.”
인천 섬 지역 주민들이 설 연휴 기상 악화로 섬과 내륙을 오가는 배편이 일부 끊기면서 주말에야 뒤늦은 명절 가족 만남을 하고 있다. 또 기상악화 등에 대비해 미리 뭍으로 나오거나 섬에 들어가 가족을 만난 주민들은 연휴를 마치고 일상으로 돌아오고 있다.
2일 오후 1시30분께 인천 옹진군 백령도 주민 이정호씨(62)는 딸과 손녀들을 위한 선물을 들고 인천 내륙으로 향하는 여객선에 올랐다. 이씨는 명절 전인 지난 1월27일부터 명절 당일인 같은 달 29일까지 기상 악화로 인천 섬과 내륙을 오가는 일부 항로가 통제되면서 연휴 마지막 주말에 가족들과 만나기로 했다. 이날 백령도에서 출발한 여객선에는 이 씨 말고도 연휴기간 중 가족들을 만나지 못한 섬 주민들로 가득했다. 이들은 조금 늦었지만 가족들에게 전할 선물을 한가득 싣고 승선했다.
이씨는 “명절에 날씨가 안 좋아 이제야 가족들을 만나러 가기로 했다”며 “늦었지만 딸과 손녀들을 볼 생각에 설렌다”고 말했다.
앞서 연평도 주민 김영식씨(74)는 변덕스러운 날씨로, 아들과 손자들이 섬에 들어오지 못할 것 같아 연휴 전에 육지로 나오기도 했다. 김씨는 “이번 명절에 날씨가 안 좋다는 예보가 있어 명절 전에 육지로 나왔다”며 “지난달 28일에 온 가족이 모여 함께 식사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고 만족해 했다.
연휴를 마치고 일상으로 돌아온 섬 주민들도 있다. 자월도 주민 정만복씨(61)는 이날 주민들과 함께 갯벌에서 꽃게잡이를 시작했다. 정씨는 “연휴도 끝났으니 일상으로 돌아가고 있다”며 “갯벌에 꽃게가 가득해 많은 주민이 꽃게잡이에 나서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인천지방해양수산청은 지난달 28~29일 각각 4천500명이 인천 섬과 내륙을 잇는 연안여객선을 이용할 것으로 내다봤지만, 폭설 등 기상 악화로 일부 항로가 통제되면서 귀성·귀경길에 차질이 빚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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