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화선 사회부 부장
초등생 학부모 시절에는 대학 입시에 관심이 없었다. 아이가 학교에 적응은 잘하고 있는지, 친구들과 잘 지내는지 정도가 궁금했고 대입은 까마득한 미래였다. 중학생 학부모가 되고 보니 누구는 외고를 준비한다더라, 누구는 자사고를 간다더라 하는 대화에 ‘도대체 어떤 학생이길래’ 하는 부러움이 생기기 시작했다.
고등학생 학부모가 되고 나니 ‘아이고, 늦었구나’ 싶은 생각이 입학하자마자 밀려왔다. 다급한 마음에 수학학원을 찾아갔는데 선행학습이 돼 있지 않다며 받아주지 않았고 국어학원도 준비가 안됐다는 한숨 섞인 평가를 마주하고서야 대입의 무게감이 현실적으로 다가왔다.
큰아이를 대학에 보내고 뒤이어 둘째가 수능을 봤다. 두 번째인데 새삼스러울 게 있을까 싶지만 다시 다가온 현실은 처음인 양 낯설고 어렵기만 하다.
대입을 준비하는 학생은 국어, 영어, 수학, 과탐, 사탐 등 교과목을 공부하지만 자녀의 합격이 절실한 학부모는 입학전형에 대한 연구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6장의 수시원서와 3장의 정시원서를 내면서 대학마다 다른 입학전형에 당황스러울 수 있다.
2025학년도 수능에는 2004년 이래 가장 많은 18만1천891명의 N수생을 포함해 52만2천670명이 응시했다. 수능이 끝난 지 두 달여가 훌쩍 지났지만 정시 응시생들은 여전히 초조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 이달 들어 정시 합격자가 대학별로 잇따라 발표되고 있다. 이름과 수험번호, 주민번호를 차례로 넣고 조회를 눌렀을 때 ‘합격’이 뜰까, ‘불합격’이 뜰까. 그래도 마지막 남은 정신줄을 부여잡고 행운을 빌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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