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쇠자마자 저 남녘 바다에서 새 소식이 날아들었다. 포항 앞바다 울릉분지 일대에 석유·가스가 더 매장돼 있을 수 있다는 것이다. ‘마귀상어(Goblin Shark)’ 구조가 가장 유망하다는 조사보고서다. 대왕고래 140억배럴에 51억배럴을 추가, 최대 191억배럴까지 바라볼 수 있다고 한다. ‘산유국 대한민국‘은 1970년대 이래 갈망해 온 꿈이다. 쉬이 이뤄질 꿈이 아님은 국민들도 안다. 그런데 이런 석유 개발 노력조차 곱게 보지 않으려 하니, 알다가도 모르겠다. 대왕고래 예산 ‘0원’ 얘기다.
동해 울릉분지 일대에 최대 51억7천만배럴 규모의 석유·가스가 더 매장돼 있다는 용역보고서가 최근 한국석유공사에 제출됐다고 한다. 미국의 심해 기술 평가 전문기업 액트지오의 ‘울릉분지 추가 유망성 평가’ 보고서다. 액트지오는 지난해 정부가 발표한 대왕고래 유망 구조의 물리 탐사 분석을 진행한 곳이다. 이번에 새로 발견된 유망 구조는 모두 14개다. ‘마귀상어’ 등 신규 유망 구조의 탐사 성공률은 대왕고래 구조와 비슷한 20% 수준이다.
일부 유망 구조는 성공률이 대왕고래에 미치지 못했다. 그러나 그 이상 수치인 곳도 여럿이라고 한다. 최소 7천만t에서 최대 4억7천만t의 가스가 매장된 것으로 추정됐다. 원유 매장 추정량도 최소 1억4천만배럴에서 최대 13억3천만배럴이다. 14개 구조 중 탐사자원량이 가장 많은 곳은 ‘마귀상어’ 구조다. 이 한곳에만 최대 12억9천만배럴의 석유·가스가 묻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석유공사는 전문가들에게 이 보고서에 대한 정밀 검증을 의뢰, 더 구체적인 매장량 등을 확인 중이다. 아직은 김칫국부터 마실 때는 아닌 셈이다.
그러나 대왕고래든 마귀상어든 본격 시추까지는 험난해 보인다. 정치가 끼어든 때문이다. 지난해 6월 ‘동해 가스·석유 140억 배럴 매장’ 발표 이후 성공률 20%를 두고도 논란이 빚어졌다. 그러나 자원 탐사 전문가들은 해외 사례에 비춰 ‘매우 높은 성공률’이라는 입장이다. 더 어려운 것은 재원 조달이다. 민주당은 올해 예산에 편성된 정부 몫 1차 시추 예산 497억원을 전액 삭감했다. 이 때문에 한국석유공사는 올해 회사채를 발행, 4억800만달러(5천900억원)를 조달할 계획이다.
동해 석유 개발은 어느 누구의 치적 사업 차원이 아니다. 험난하겠지만 국민들 산유국 꿈이 걸린 사업이다. 그런데도 민주당은 이를 위한 예산을 한 푼 남김 없이 잘라 버렸다. 우리 바다에서 석유가 쏟아져 나오는 꼴은 못 보겠다는 건가. 그러면 어느 나라 국회인가. 국민들이 묻는다. ‘그것이 알고 싶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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