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하대 새 기숙사 건립 사업이 어정쩡하게 결말났다. 인근 원룸 등 지역주민의 반대로 갈등을 빚었다. 결론은 새 기숙사를 짓되 기존의 기숙사는 폐쇄한다는 것이다. 학생들은 ‘반쪽짜리’ 사업이라며 어이없어 한다. 기숙사가 너무 부족해 좀 늘리려던 사업이었다. 결국 이해관계 주민들의 반대를 넘지 못했다.
인하대는 2027년 3월 새 학기까지 새 기숙사를 지으려 했다. 지하 1층~지상 15층짜리 ‘행복기숙사’다. 1천794명 학생들의 새 보금자리다. 기숙사 신축 사업은 낮은 기숙사 수용률 때문이다. 기존 기숙사(웅비재)로는 학생 수용률이 12.6%에 지나지 않는다. 전국 대학들의 기숙사 학생 수용률은 평균 23.5%다. 인하대는 새 기숙사를 지어 수용률을 21.9%까지 끌어올릴 참이었다.
학교 주변 원룸을 중심으로 반대운동이 벌어졌다. ‘기숙사건립반대위원회’다. ‘주민 죽이는 기숙사 건립을 즉각 중단하라’고 했다. 학교 주변 원룸 공실률이 늘어나고 상권이 침체될 것이라 했다. 기숙사 비용이 원룸 임대료와 큰 차이가 없어 혜택도 없다는 걱정도 했다. 기숙사 건립은 재래시장 옆에 대형마트가 들어서는 격이라고도 했다. 용적률 특혜를 줬다며 인천시도 공격했다.
인하대 생활관 학생운영위원회가 학생들 의견을 물었다. 기숙사 학생 340명 중 310명(91%)이 ‘행복기숙사 신축’에 찬성표를 던졌다. 인하대 총동창회도 기숙사 건립 지지 성명을 냈다. 외지에서 입학한 많은 학생들이 주거 문제로 학업에 전념하지 못하고 어려움을 겪는다고 지적했다.
인천시까지 중재에 나서자 결국 인하대가 물러났다. 기숙사 확충이 아닌 새 건물 교체다. 기존 기숙사를 문 닫고 새 기숙사를 열어도 학생 수용률은 16.7%에 그친다. 현재 1천18명인 기숙사 수용 인원이 1천794명으로 늘어날 뿐이다. 학생들은 ‘유야무야’식 타협이라 했다.
학생들은 “우리 의견은 뒤로한 채 주변 원룸 입장만 수용했다”며 반발한다. 교수들도 “이해관계에 밀려 이렇게 하면 앞으로 선례가 될 것이 걱정”이라고 했다. 일리 있는 지적이다. 새로 짓는 기숙사엔 식당도 두지 않는다고 한다. 이 또한 납득하기 어려운 조치다.
걱정인 것은 기숙사 확충을 기다렸던 학생들의 실망감이다. 객지에서 인천으로 공부하러 와 여러 어려움이 많을 우리 청년들이다. 그 소박한 바람조차 어른들 이해 갈등에 밀려나 버렸다. 안 그래도 어두운 미래에 힘겨워하는 그들이다. 그 청년들이 느낄 박탈감이나 피해의식을 어찌할 것인가. 인천이라는 지역사회의 도량이 드러난 해프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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