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김포 차량기지, 공론화 기본은 투명한 정보 공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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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양천구 목동 신정차량기지 전경. 독자 제공

 

서울 2호선 김포 연장이 추진되고 있다. 경기 김포시와 서울 양천구가 주관 지자체다. 지난해 3월 협약을 맺었고 공동 용역을 추진했다. 지난해 말 최적안을 도출해 경기도와 서울시에 제출했다. 5년마다 제5차 대도시권 광역교통시행계획(2026~2030년)을 수립한다. 이에 반영을 위해서다. 여기서 김포시민의 관심이 집중된 것은 차량기지 입지다. 주변 생활권과 밀접하게 관련돼 있다. 하지만 현재까지 공식적인 발표가 없는 상태다.

 

김포시는 현실적으로 차량기지를 공개할 수 없다고 밝히고 있다. 김포시가 설명하는 이유는 이렇다. -노선이나 차량기지에 대해 검토해서 경기도에 제출했다. 절차상 철도 사업은 경기도가 실질적인 주관 기관이다. 대광위를 거쳐야 한다. 아직 정해지지 않은 상황이다. (원안이) 수정될 수도 있다. 노선이나 사업의 현황에 대해 언급을 할 수 없다-. 분명히 타당성이 있다. 문제는 관련 정보가 양천구에서는 파다하게 돌고 있다는 점이다.

 

문제의 차량기지는 현 목동차량기지다. 이 기지의 이전이 2호선 신정지선 김포 연장의 조건이다. 양천구 주민들 사이에는 김포시 고촌읍 신곡리 부지가 기지 이전 부지로 특정되고 있다. 현 부지에는 고밀개발을 통해 고층 건물이 들어설 가능성이 크다는 향후 계획까지 나돈다. 양천구 주민들 사이에는 이미 주지의 사실이 된 지 오래다. 사정이 이렇자 김포시의회에서 차량기지 이전 예상 부지를 공개해야 한다는 요구가 나오고 있다.

 

서울지하철 연장 사업에는 매번 차량기지 이전 문제가 따른다. 차량기지를 외곽 지대로 이전한다는 조건을 서울시가 늘 내세우고 있기 때문이다. 이렇다 보니 김포에는 골드라인, 5호선 차량기지 등이 이미 산재해 있다. 시민들에게는 ‘김포=차량기지 도시’라는 우려가 팽배하다.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차량 기지 이전 공론화를 요구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 2호선 연장 과정에서 공론화는 이전 부지 확정 뒤로 밀려 있다.

 

무엇보다 이번에는 양천구와의 정보 불공정 문제가 겹쳐 있다. 김포시는 보안으로 감춘 기지 이전 부지가 다른 쪽에서는 공공연히 나돌고 있다. 그리고 그 정보 출발지가 또 다른 사업 주체인 양천구인 것으로 지목된다. ‘양천구청장이 신년 인사회에서 발표했다’는 얘기도 있다. 이런 상황에서 “공개할 수 없음을 양해 바란다”는 김포시 입장이 양해 되겠는가. 또 입지 확정 뒤에 하겠다는 공론화가 무슨 의미가 있을지도 따져볼 일 아닌가.

 

혐오시설, 기피시설 등을 다루는 행정은 언제나 어렵다. 그렇지만 모범적으로 성공한 공론화의 사례도 얼마든지 있다. 이 경우 핵심은 투명한 정보 공개와 진솔한 주민과의 협의였다. 김포시의 철도 행정이 고민을 해야 할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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