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력 저하·수업 피해 극심... 반년 넘게 이어져 일상도 불편 시교육청 “Wee센터 등과 협력... 상담·방음시설 설치 논의 중”
인천 강화도 학생들이 반년 넘도록 북한의 대남방송에 시달리느라 학업에 차질을 빚고 있다. 교사와 학생들이 소음 탓에 잠도 제대로 못 자는 등 피해가 이어지고 있어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
23일 시교육청과 강화군 등에 따르면 대남방송은 지난해 7월부터 시작했다. 북측은 대형 스피커를 통해 곡소리나 귀신소리, ‘웅웅’거리는 소리를 틀어 학생들 수업 방해는 물론, 주민 생활에도 큰 불편을 끼치고 있다.
강화 양사초등학교, 심도중학교, 교동중·고등학교 등은 지난 달 초 인천시교육청의 현장 조사 때 대남방송 소음 피해를 호소했다.
그러나 처음 시교육청은 대남방송이 주로 새벽에 집중돼 수업을 하는 시간에는 직접적 영향이 적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수업시간 소음 피해 외에도 일부 학생들은 새벽 시간 대남방송 탓에 가정에서 잠을 제대로 못자 수업시간에 조는 등의 학습권 침해를 호소했다. 이에 시교육청은 강화지역 학생들의 수학능력이 떨어질 것을 우려, 대응책을 마련 중이다.
강화 한 초등학교 교사 A씨는 “수업 중에는 창문을 닫으면 그나마 소음 피해가 덜하다”면서도 “소음은 밤 늦은 시간이나 새벽 시간에도 이어져 잠을 못 자는 학생들이 적지 않아 개학을 앞두고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밖에 학교 관사에서 생활하는 교직원 역시 소음 피해를 호소한다. 강화중학교, 강화고등학교, 대월초등학교, 교동초등학교, 송해초등학교 등 5곳 교직원들도 시교육청에 대남방송 피해를 신고했다.
송해초등학교 한 관계자는 “관사에서 생활하다 보면, 새벽에도 시끄러운 소음이 귓속을 파고 들어 스트레스를 받는 경우가 많다”고 토로했다.
시교육청이 대응책 마련에 나섰지만 대남방송의 방송 시간이나 소음 피해가 불규칙해 쉽지 않다. 시교육청은 우선 강화교육지원 Wee 센터 및 강화군 보건소와 협력해 스트레스를 호소하는 학생과 교직원을 상담하기로 했다. 또 북한과 인접해 소음 피해가 가장 큰 송해초등학교 교직원 관사에 방음 시설을 설치하기 위해 인천시, 강화군과 협의 중이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대남 방송 자체가 기습적이고 불규칙해 효과적인 대책 마련에는 어려움이 있다”며 “인천시 등과 협력해 학교 방음창 설치 예산 등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강화군은 강화읍, 양사면, 교동면, 송해면, 선원면 등 5개 지역을 대상으로 소음을 측정해 소음 영향도를 분석하고 소음지도 작성, 피해 저감 컨설팅 등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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