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육계 변화의 바람을 한몸에 받고 역대 최연소 ‘체육 대통령’ 당선 체육인들과 함께 공정하고 미래지향적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노력
“체육계가 바라는 변화를 위해 제 능력을 최대한 발휘하고, 체육인들과 협력해 공정하고, 안정적이며 미래지향적인 대한체육회를 만들어가겠습니다.”
지난 1월 ‘체육 대통령’을 뽑는 제42대 대한체육회장 선거에서 3선 도전의 이기흥 회장을 따돌리고 역대 최연소 회장으로 당선된 유승민(43) 대한체육회장 당선인은 오는 28일 취임을 앞두고 경기일보와 가진 단독 인터뷰에서 변화의 바람에 부응하는 회장이 되겠다고 약속했다.
지난 2004년 아테네 올림픽 탁구 남자 단식 금메달리스트 출신으로 지도자를 거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선수위원과 대한탁구협회장에 당선돼 행정가로도 입지를 굳힌 뒤 ‘체육 대통령’으로 불리는 대한체육회의 수장이 된 유 당선인은 이번 선거에서 ‘불패 신화’를 이어가며 체육인들의 선택을 받았다.
선거운동 기간 동안 체육 현장을 누비며 체육인과 소통한 그는 대한체육회의 구조 개편·재정 자립·학교체육 활성화 등 당면 과제들을 해결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내비쳤다. 24일 경기일보사를 방문한 유 당선인으로부터 그가 그리는 대한민국 체육발전의 청사진을 들어봤다.
Q. 사상 최다 다자대결서 승리하며 역대 최연소 대한체육회장에 당선된 소감은.
A. 어려운 선거였지만 체육인들이 함께 참여해서 새로운 체육계의 리더를 뽑는 선거라는 점에서 의미가 남달랐다. 함께 경쟁했던 다른 후보들에게 고생했다는 말씀드리고 싶고, 무엇보다 책임감이 막중하다는 것을 느낀다. 체육계에 당면 현안들이 많기 때문에 차곡차곡 하나씩 주위의 도움을 받으면서 풀어나가도록 하겠다.
Q. 선거 기간 유 당선인의 진정성과 남다른 선거운동이 회자되고 있는데, 최근 잇따른 선거에서의 ‘불패 요인’은 무엇인가.
A. 그저 선거를 준비하면서 매일 최선을 다했던 것 같다. 나만의 방식으로 체육인들에게 마음을 전달한 게 잘 닿았던 것 같고, 유권자들이 여러 가지 변화 의지에 동의를 하면서 나를 선택했다고 생각한다.
Q. 2004년 아테네 올림픽 탁구 남자단식 우승, IOC 선수위원 선거, 대한체육회장 선거 중에서 언제가 가장 힘들었는지.
A. 이번 대한체육회장 선거가 가장 힘들었다. 대의원은 물론, 선수, 지도자, 동호인 등 다양한 체육인(선거인)의 선택을 받아야 했고, 사람의 마음을 얻는다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러나 힘든 만큼 인생의 공부를 다시 한 것 같다. 얻은 것 역시 많았다.
Q. 유 당선인에게 체육계의 변화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가득하다. 어떻게 부응할 것인가.
A. 내가 갖고 있는 능력을 최대치로 발휘해서 체육인들이 기대하고 있는 부분들에 대해 부응해야 할 것이다. 이는 혼자 이룰 수 있는 건 없고, 체육인들이 나를 선택했기 때문에 많은 부분 조언을 구하고 협력한다면 충분히 좋은 방향으로 체육계를 이끌어갈 수 있을 것 같다.
Q. 최근 대한체육회가 조직 개편을 했는데, 마케팅실 신설이 눈에 띈다.
A. 대한체육회는 예산의 95% 이상을 정부의 국가 보조금으로 집행을 한다. 자체 예산이 생각보다는 많이 적다. 대한체육회가 자율성을 강화해 능동적으로 집행하려면 자체 예산이 많이 있어야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마케팅실을 회장 직속으로 두게 됐다. 탁구협회장을 맡았을 때의 경험을 살려서 다양한 기업인들과의 교류하고 있다. 또 직접 발로 뛰어 보고자 마케팅실을 직속으로 만들었다.
대한체육회를 배불리는 게 아닌 돈을 많이 벌어서 체육인들에게 다시 분배해 체육계가 좀 더 풍성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게 목표다. 현재 자체 예산 비율이 5% 정도도 안 되는 걸로 알고 있는데 20% 이상은 끌어올려야 된다는 생각이다. 점진적으로 늘려갈 방침이다.
Q. 전문 선수 출신으로 위기의 학교체육 진흥에 대해 강조했다. 최저학력제, 출석인정 결석허용 일수 등 제약이 많은데 이에 대한 해결 방안은.
A. 교육부나 교육청의 협력을 받아야 한다. 나아가서는 교육법 자체를 바꾸려면 국회의 도움을 받을 수밖에 없는데, 일반 학생들도 스포츠 활동을 의무적으로 해야 한다. 그래서 학생들이 정통 스포츠를 배우고, 나중에 사회로 나가 활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특히 전문 체육의 경우 그들이 꿈꾸는 것을 우리 같은 단체가 지원을 해줘야 되는데 오히려 그 꿈을 제약을 둬서 좀 어렵게 하고 있다는 게 현장의 목소리다. 이미 임태희 경기도 교육감을 만나 많은 교감을 나눴고, 방식이나 절차 등은 앞으로 교육 당국과 계속해서 협력해 나가겠다.
Q. 지방체육회가 민선화를 이룬 지 5년이 됐다. 당선인이 지방체육회와 종목단체 재정 자립을 통한 ‘동반성장’을 핵심 공약으로 내세웠는데.
A. 전국 17개 시·도, 228개 시·군·구 민선 지방체육회들이 여러 사업을 추진하고자 하지만 여전히 요원하다. 아무래도 예산적으로 봤을 때 독립이 안되고 행정적으로도 독립이 어려운 상황이기 때문에 그런 부분들은 우리가 심도 있게 고민해야 된다.
많은 선수, 지도자, 생활체육 동호인들은 지방체육회가 중심이 돼 육성 되고 있다. 물리적으로 어려움이 있다 보니 대한체육회가 나서서 역할을 해야 된다라는 생각에 변함이 없다. 대한체육회가 나서 지방체육회와 함께 예산을 늘려 진정한 체육 자치가 이뤄지도록 힘을 모을 생각이다.
Q. 지방체육회장 선거제도가 대한체육회장 선거규정에 비해 많이 미흡하고, 현 회장들에게 유리한 규정이란 비판 여론이 있다. 지방체육회장 선거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의견인데.
A. 선거제도 전담팀을 운영해서 그 부분을 개선할 계획이다. 특히 지방의 종목 단체는 선거인단을 구성하기가 어렵고, 선거가 끝난 후에 여러 가지 영향을 많이 받는 경우가 있다. 대한체육회가 일률적으로 규정을 만들어 전달하기 보다는 지방체육회와 종목 단체의 실정에 맞는 자율성을 보장해줘야 한다. 정관이라든지 제도를 개선하려 생각하고 있다.
Q. 장미란 문화체육관광부 제2차관, 하형주 국민체육진흥공단 이사장, 임오경·진종오 국회의원 등 올림픽 메달리스트들이 고루 포진해 있어서 회장의 업무 수행이 원활할 것이란 전망이다.
A. 우선 사무실이 가까운 하형주 이사장과는 긴밀한 내적 소통을 하고 있다. 하 이사장이 우리가 서로 협력해서 체육인들을 위해 일을 해야 된다라는 말을 많이 했다. 나도 그 부분에 대해서는 동감하고 있다.
장미란 차관은 임기를 수행하는 동안 체육인들을 위해서 많은 역할을 해줄 것이라 믿고 있다. 임오경, 진종오 의원도 적극 도와주기에 모두가 협력한다면 체육계가 좀 더 건강하고 미래 지향적으로 운영될 수 있으리라 생각을 한다.
Q. 경기도 토박이 출신으로서 대한체육회장에 당선돼 경기도민들의 자긍심을 높였다. 경기도민과 체육인들에게 한마디.
A. 경기도에서 초·중·고·대학교를 나오고, 현재도 경기도에 거주하고 있다. 경기도가 체육의 중심이고, 대한민국을 이끌어가는 지방자치 단체 중에 가장 큰 역할을 하고 있다. 경기도민의 한 사람으로서 큰 중책을 맡은 것에 대해 막대한 책임감을 느낀다. 경기도민 여러분께서 실망하시지 않도록 열심히 체육회를 이끌어서 꼭 기대에 부응하겠다.
또한 자랑스러운 체육인들과 함께 협력을 해서 체육회가 더욱 더 공정하고 안정적이면서 미래 지향적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열심히 일하겠다. 임기를 마쳤을 때 ‘정말 열심히 한 체육회장’으로 기억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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