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링부터 파충류까지… 없는 것 없는 지하철 유실물

서울 지하철 유실물 15만건 돌파… MZ세대 트렌드 반영

인형 키링 유실물. 서울교통공사 제공
인형 키링 유실물. 서울교통공사 제공

 

최근 MZ세대 사이에서 ‘백꾸’(백 가방 꾸미기) 트렌드가 확산하면서 인형 키링 유실물이 급증했다.

 

서울교통공사는 27일, 2024년 한 해 동안 지하철에서 접수된 유실물이 총 15만2천540건으로, 전년(14만6천944건) 대비 104% 증가했다고 밝혔다.

 

유실물센터에서는 키링을 따로 보관할 정도로 접수량이 많아졌다. 외국인 관광객이 많이 찾는 성수역 등에서는 팝업스토어에서 구매한 아이돌 포토카드만 챙겨가고, 남은 라면 등 음식물이 유실물로 접수되는 경우도 자주 발생하고 있다.

 

이색적인 유실물도 다양하다. 새와 파충류 같은 반려동물이 이동장에 담긴 채 접수된 사례가 있으며, 금두꺼비나 방울 같은 무속용품도 발견됐다. 한 승객은 “새도 수거가 가능하냐”는 문의를 남기기도 했다.

 

유실물이 가장 많이 접수된 곳은 4호선 불암산역(구 당고개역)으로 7천391건에 달했다. 이어 5호선 방화역(5천249건), 3호선 오금역(4천345건) 순으로 나타났다. 종착역의 경우 차량기지로 들어가기 전 유실물이 최종 확인되면서 접수량이 많은 것으로 분석된다.

 

올해 하루 평균 418건의 유실물이 발생했으며, 이를 시민 수로 환산하면 약 61명 중 1명이 지하철에서 물건을 분실한 셈이다.

 

지난해 지하철에서 습득된 현금은 총 5억6천950만 원으로, 이 중 4억3천950만 원(77.2%)이 주인에게 반환됐다. 나머지 1억3천만 원(22.8%)은 경찰에 인계됐다. 현금이나 귀중품은 신속한 반환을 위해 즉시 경찰서로 이관하는 것이 원칙이다.

 

2020년부터 2024년까지 유실물 품목 중 1위는 지갑(23.9%)이었다. 그 뒤를 휴대전화(15.5%), 의류(14.5%), 가방(14.4%), 귀중품(4.8%)이 이었다.

 

특히 의류 유실물은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2020년 1만3천746건이던 의류 유실물은 2024년 2만3천435건으로 늘어 2위로 올라섰다. 휴대전화 유실물은 2~3위를 유지하며 상위권을 차지했다.

 

2024년 접수된 유실물 중 8만6천687건(56.8%)은 주인에게 반환됐고, 4만2천521건(27.9%)은 경찰에 이관됐다. 2만3천332건(15.3%)은 아직 보관 중이다.

 

유실물은 경찰청 ‘lost112’ 포털에 등록되며, 이후 호선별 유실물센터로 옮겨진다. 1주일 동안 보관 후에도 찾아가지 않으면 경찰서로 이관된다.

 

서울교통공사 백호 사장은 “지하철 유실물은 승객들의 행동 패턴과 소비 트렌드를 반영한다”며 “중요한 물품은 신속히 반환하고, 일정 기간이 지난 물품은 사회복지기관에 기부하는 등 나눔을 실천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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