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 정원 줄어드는데 과목 늘어 시험 문항 준비 등 배 이상 ‘껑충’ 전문가 “인력 확충 최우선 과제” 시교육청 “기간제 등으로 우선 보충”
올해 전국 고등학교에서 ‘고교학점제’가 도입된 가운데 인천 고교들에서는 교사 1인당 업무량 과중을 호소하고 있어 인력 확충 등 대책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정부의 중장기 교원 수급계획에 따라 교사 정원은 계속 줄고 있기 때문이다.
16일 교육부 등에 따르면 대학교처럼 진로에 따라 다양한 과목을 선택·이수하는 고교학점제가 이번 학기부터 고등학교에서 전면 시행됐다. 학생들은 3년간 192학점 수료, 학업성취율 40% 이상 달성하면 졸업이 가능하다.
고교학점제는 학생들 선택권을 존중하자는 취지로 다수 학생들이 수업을 원하면 신규 과목이라도 개설, 수업하는 것이 원칙이다.
하지만 인천지역에서 교사 수는 줄어드는데 반해 가르쳐야 할 과목은 늘어나 교사 1명이 여러 과목 수업을 준비해야 한다. 또 교사 1명이 담당해야 할 수행평가 횟수도 늘어나고 과목 수만큼의 시험 문항을 준비해야 하는 등 업무가 배 이상 늘어나고 있다.
인천지역 고등학교 교사 정원은 계속 줄고 있다. 지난 2022년 7천499명에서 2023년 7천384명, 2024년 7천287명으로, 최근 3년 동안 212명이 줄었다. 정부는 2022년부터 교사 정원을 줄이고 있다. 하지만 인천지역 고교 학생 수는 2023년 7만3천603명에서 2024년 7만5천486명으로 증가 추세다.
교사 숫자가 절대적으로 부족한 인천 섬 지역 상황은 더 심각하다. 교사가 워낙 부족해 수업과목 신설 등이 사실상 불가능해 일부 수업은 시중의 인터넷 강의로 대체하기도 한다.
인천지역 한 과학 교사 A씨는 “원래 화학 수업만 했는데 다른 학년의 과학 교사가 모자라 물리 수업도 한다”며 “수행평가나 시험을 준비하기 위해서는 평가계획서 등 서류 업무와 교재 연구 과제 등이 밀려 학생들보다 더 쫓기고 있다”고 토로했다.
교사들은 또 학업성취율이 40%에 미치지 못하는 학생이 나올 경우도 우려한다. 제자가 졸업을 하지 못하는 상황을 방치할 수 없어 방학 중에도 수업 계획을 짜고 준비해 졸업을 시켜야만 하는데, 이 역시 이전에 없던 과외 업무다.
전문가들은 고교학점제가 성공하려면 교사 정원 확충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허주 공주교대 교육학과 교수는 “고교학점제 도입에 따른 문제를 직접 연구했고, 주요 교과목 선생님 수가 부족하다는 점을 확인했다”며 “고교학점제 성공을 위해서는 교사 확충이 우선 필요하며, 이후 교사가 맡는 평균 수업시간 등에 대한 연구와 검토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시교육청 관계자는 “선생님들 업무 가중을 충분히 알고 있다”며 “교육부와 정부를 향해 교사 정원 확충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계속 전달하고 있다. 일단 부족한 인력은 정원외 기간제 교사 등으로 보충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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