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화학사고 22.4% 차지 ‘최다’ 관련 사업장 6천59곳, 인력 113명뿐 화학 구조대 운영 신설·충원 필요 경기소방, 교육·훈련 ‘대응력’ 강화
경기도가 전국에서 가장 많은 화학사고가 발생하는 지역임에도 이를 대응할 유해화학물질 전문 인력이 턱없이 부족한 것으로 확인, 사고 발생 후 적절한 대응이 어려울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17일 경기도소방재난본부에 따르면 도내 소방인력 1만1천495명 중 유해화학물질 전문 인력은 113명에 불과하다.
화학 관련 전공자로 특별 채용된 43명과 특수대응단 소속 70명(경기도 특수대응단 39명, 북부 특수대응단 31명)으로 구성됐지만, 전체 인력의 1.0%에 그친다.
게다가 소방청의 2024년 통계연보에 따르면 경기지역에는 화학 구조대조차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화학 구조대는 화학 사고 발생 시 인명 구조와 오염 제거, 유출 물질 차단 등 현장 대응을 맡고, 유해화학물질 전문 인력은 화학물질의 특성 연구와 사고 예방, 사후 처리 등을 담당하며 장기적인 대책 마련에 초점을 맞춘다.
경기도는 전국에서 가장 많은 화학사고가 발생하는 지역이다. 최근 5년간(2020~2024년) 전국에서 발생한 화학사고 464건 중 104건(22.4%)이 경기도에서 발생했다. 연도별로 보면 ▲2020년 19건(25.3%) ▲2021년 26건(27.9%) ▲2022년 17건(25.3%) ▲2023년 18건(15.5%) ▲2024년 현재 24건(21.2%)으로, 매년 높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다.
지역별로 보면 안산·화성(각 15건), 시흥(12건), 평택(10건), 안성·파주(각 8건) 등에서 사고가 잇따랐다.
이런 가운데 도내 유해화학물질 취급 사업장만 6천59곳이며 유해화학물질도 15개 법률과 7개 정부 부처에서 관리하는 6천600여 종에 달하는 등 사고 위험이 상존하는 상황이지만 이를 감당할 전문 인력은 극소수에 불과하다.
지난달 19일 시흥시의 한 PVC 필터 제조 공장에서 헥산을 취급하던 중 폭발이 발생해 유해화학물질이 누출됐고, 이 사고로 작업자 7명이 부상을 입었다. 지난해 12월18일에는 안산 반월산업단지 내 화학물질 제조공장에서 화재가 발생해 근로자 3명이 다쳤다.
이처럼 잇따라 발생하는 화학사고에 보다 체계적인 대응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류상일 동의대 소방방재행정학과 교수는 “경기도는 화학사고 위험이 높은 지역인 만큼 화학 구조대 운영을 신설하고 전문 인력을 지속적으로 충원해야 한다”면서 “특히 사고 초기 대응 체계를 정교하게 구축해 신속한 초동 조치가 가능하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도 소방재난본부 관계자는 “위험물질 누출 사고 발생 시 신속하고 안전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대비하고 있다”며 “전문 인력을 확충하는 한편, 기존 소방대원들의 교육·훈련을 강화해 대응 역량도 키우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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