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병덕 의원, MBK 김병주 회장 직격 "투자자 교란 모자라 사태 안이하게 봐"

더불어민주당 민병덕 의원. 의원실 제공
더불어민주당 민병덕 의원. 의원실 제공

 

홈플러스 사태의 책임자로 지목되는 MBK파트너스 김병주 회장을 향한 정치권의 비판이 거세지고 있다. 특히 김 회장이 최근 투자자 서한에서 이번 사태를 ‘언론에 잡음을 일으킨 정도’로 평가한 것이 알려지면서 여론은 물론 국회에서도 “안이한 인식”이라는 질타가 쏟아지고 있다.

 

이는 홈플러스 물품구매 전단채 피해자들이 잇따라 고소에 나서고, 금융당국과 공정거래위원회, 검찰까지 관련 조사를 진행 중인 상황에서 나온 발언으로, 사태를 축소하거나 책임을 회피하려는 시도라는 지적이 나온다.

 

3일 정치권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 민병덕 의원은 지난 2일 김 회장을 향해 “성사될 수도 없는 ABSTB 전액 변제 발표로 시장과 투자자를 교란시킨 것도 모자라 홈플러스 사태를 상당히 안이하게 보고 있다는 인상을 받았다”며 “기다릴 수 있는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고 경고했다. 이어 구체적인 사재출연 계획을 시급히 내놓으라고 촉구했다.

 

김 회장은 지난달 24일 투자자들에게 보낸 서한에서 “홈플러스의 기업회생이 언론에 약간의 잡음을 일으켰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다수의 피해자를 발생시킨 사태에 대해 지나치게 가볍게 평가한 것이라는 비판을 낳고 있다.

 

김 회장의 인식은 특히 홈플러스 납품업체와 임대인, 채권 투자자, 금융사 등이 집단 피해를 호소하며 고소에 나선 현실을 외면하고 있다는 점에서 더욱 비판을 받고 있다. 그는 서한에서 “우리의 모든 포트폴리오가 좋은 성과를 낸 것은 아니다”라며 “여러 이해관계자 중 일부는 주주와 비교해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을 우리는 알고 있지만 모든 이해관계자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발언은 김 회장이 홈플러스 대표이사였던 김광일 MBK 부회장을 고려아연 이사진에 합류시키는 무리수를 둔 직후 공개되며 논란을 키우고 있다. 실제로 김 회장은 고려아연 인수를 두고 “세계 최고의 멀티메탈 제련소의 적대적 인수라는 선정적 헤드라인으로 주목받고 있다”며 “이번 거래는 지배구조 중심 거래의 물결을 일으키는 분수령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MBK의 고려아연 인수는 차입매수 방식, 기술유출 우려, 해외매각 가능성, ‘검은 머리 외국인’ 논란 등 여러 측면에서 공세를 받고 있다. 김 회장은 이 같은 지적에 대해 언론 책임론을 반복하며 책임 회피성 발언을 이어가고 있다는 비판이다.

 

이에 지난 2일 민병덕 의원을 포함한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야당 의원들은 기자회견을 열고 김 회장을 향해 “오는 10일까지 구체적인 변제안을 마련하라”고 압박했다. “진정성 없는 조건부 약속으로 국민을 기만하는 행태가 계속된다면 국회의 직무유기이며 국민의 권리를 저버리는 일”이라며, “청문회를 통해 반드시 책임을 묻겠다”고 경고했다.

 

앞서 지난 1일 금융감독원은 홈플러스와 MBK에 대한 조사 결과를 발표하며, “기업회생절차 신청을 준비하면서 채권을 발행한 정황이 포착됐다”고 밝혔다. 이는 MBK와 홈플러스가 채권자들에게 충분한 정보를 제공하지 않았을 가능성을 시사하는 것으로, ‘사기적 부정거래’ 혐의와 관련된 사법 절차로 번질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한편 미국 시민권자로 알려진 김병주 회장은 MBK의 창업자이자 회장으로, 투자심의위원회 내 유일한 비토권을 가진 인물이다. 이에 국가 기간산업인 고려아연을 실질적으로 외국계 자본이 지배하는 구조로 만드는 것이 적절하냐는 논란도 증폭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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