市, 시험관 20회·인공수정 5회 제한, 1회당 최대 500만원… 임신 포기↑ 관련 정책 확대 서울·제주 등과 대조... 관계자 “지원 제도 개선 검토할 것”
“아이를 꼭 갖고 싶은데…. 아마 20차례 지원이 끝나면 비용 부담이 커 포기해야 할 듯 합니다.”
인천 연수구에 사는 A씨(35)는 20대 후반 난임 판정을 받았다. 아이를 정말 갖고 싶은 A씨는 5년간 인천시의 지원을 받아 모두 17차례 시험관시술(체외수정)을 받았지만 아직 소식이 없다. 하지만 이제 남은 지원은 3차례 뿐. 이후 인공수정시술(체내수정) 방식으로 5차례 지원을 받을 수 있지만, 나이 탓에 성공률이 낮아 현실적으로 도전은 의미가 없다. A씨는 “시의 지원 20차례가 끝나면 더 이상 임신 도전은 하기 어려울 듯 하다”며 “시험관시술 비용이 1번에 500만원까지 들다 보니, 경제적으로 부담이 크다”고 말했다.
인천시의 난임시술비 지원 정책이 칸막이에 가로 막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험관시술 20차례 지원 뒤 인공수정시술 5차례를 할 수 있지만, 이를 합쳐 모두 시험관시술 25차례로 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24일 시에 따르면 인천의 난임 진단자 수는 지난 2023년 1만6천89명에서 2024년 1만9천57명으로 1년 새 18%(2천968명)가 증가했다. 난임이란 피임을 하지 않은 상태에서 부부간 성생활을 하는데도 1년 이상 임신이 되지 않는 상태를 말한다. 최근에는 초혼연령 증가, 환경 호르몬 노출로 인한 신체 기능 저하 등으로 난임 부부가 증가하고 있다.
이에 따라 시는 난임부부의 출산 장려를 위해 시험관시술 20차례와 인공수정시술 5차례 등에 대한 난임시술비를 지원하고 있다.
그러나 이 같은 난임시술비 지원에 칸막이가 있어 난임부부들이 정책 개선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다. 난임부부들은 시험관시술을 20차례 받은 뒤, 인공수정시술 5차례 지원을 시험관시술로 바꾸고 싶어하지만 현재 정책으로는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대부분이 30대를 넘는 난임부부는 시험관시술 선호한다. 의료계에서는 여성이 35세 이상일 경우 시험관시술 임신성공률은 61%, 인공수정시술은 20%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결국 난임부부들은 시험관시술을 20차례 모두 지원 받으면 1차례 당 500만원에 이르는 비용을 부담할 수 밖에 없다. 지난 2024년 인천에서 시험관시술 20차례를 모두 지원 받은 뒤, 본인이 자부담으로 추가 시험관시술을 받은 난임부부는 12쌍에 이른다.
앞서 서울시와 제주도 등은 지난 2023년부터 이 같은 문제에 따른 정책을 개선, 시술 종류와 상관없이 난임시술은 25차례까지 지원하는 등 칸막이를 없애기도 했다.
장성숙 인천시의원(더불어민주당·비례)는 “난임시술을 받는 시민들의 절박함을 생각하면 시술별 칸막이는 꼭 없애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인천시가 토론회나 난임부부와의 간담회 등을 열어 이 같은 정책 개선에 대한 검토를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서울과 제주가 시험관시술 지원을 확대한 것은 파악하지 못했다”며 “전문가 및 난임부부 등의 의견을 들어 칸막이 제거 등 제도 개선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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