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지현 백제도예연구소 대표 “韓 미적·기술적 결정체... ‘달항아리’ 세계에 전파”

다음 달 1일부터 11일까지 여주신륵사관광단지에서 ‘제37회 여주도자기축제’가 열린다. 여주 도자산업 문화 발전에 힘써 온 정지현 백제도예연구소 대표는 24일 경기일보와의 인터뷰를 통해 “제37회 여주도자기축제를 기점으로 모두가 한마음으로 도자산업 발전을 위해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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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지현 백제도예연구소 대표. 본인 제공

 

Q. 제37회 여주도자기축제를 앞두고 소회가 남다를 텐데.

A. 침체를 겪던 여주 도자산업은 이충우 여주시장과 이순열 여주세종문화관광재단 이사장이 취임한 이래 차근차근 성장동력을 확보해 새로운 도약의 가능성을 갖춰 나가고 있다. 여러 도자문화 육성과 산업 발전 지원 사업은 체계적이고 투명하게 개선돼 여주 도예인이 다시금 일어설 수 있는 발판이 되고 있다. 특히 올해 제37회 여주도자기축제는 출렁다리 개막식과 함께 여주 관광 원년의 해 선포가 이뤄지기에 그 어느 때보다 많은 관광객이 여주를 찾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여주의 주요 산업인 도자산업 역시 이번 기회를 잘 활용해 지속가능한 미래를 공고히 하기를 바라는 마음이 간절하다.

 

Q. 축제를 찾는 분들을 위한 특별한 선물을 준비 중이라고 들었다.

A. 여주를 제외한 경기도 30개 시·군 도민을 대상으로 매일 선착순 10명에게 진사 미니 달항아리를 드리려 한다.

 

축제가 11일간 진행되니 110개의 달항아리를 준비 중이다. 달항아리를 받아 가시려면 경기도민임을 확인할 수 있는 신분증을 지참하고 백제도예연구소 부스로 오면 된다.

 

Q. 많은 도자 작품 중에서 왜 달항아리를 선택했나.

A. 1960년대 국립중앙박물관 관장이었던 혜곡 최순우 선생과 수화 김환기 화백이 조선시대에 백항(白缸), 백대항(白大缸), 백자대호(白磁大壺)라 불리던 하얀 백자 항아리에 대한 애정을 주고받다가 이름 붙인 걸로 알려진 달항아리는 우리나라의 소중한 문화유산 중 하나로 한국의 정서를 가장 잘 드러내는 도자 작품으로 인식되고 있다. 세계적 석학인 기 소르망은 강연에서 프랑스의 모나리자에 견줄 만한 한국의 브랜드 이미지로 달항아리를 추천하며 “어떤 문명에서도 찾아 볼 수 없었던 한국만의 미적, 기술적 결정체”라고 하기도 했다.

 

이러한 달항아리를 재현하는 훌륭한 작가들이 많지만 만만찮은 가격에 집에 들이기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더욱 많은 이들이 달항아리를 간직하고 음미하길 바라는 마음으로 작지만 고유의 미감을 담은 달항아리로 준비했다.

 

Q. 달항아리는 순백색인데 이번에는 붉은색 달항아리를 내놓는다고 들었다.

A. 붉은색은 진사라는 유약을 사용한 것이다. 진사는 산지였던 중국 후난성에 있는 진주에서 유래됐다고 알려져 있는데 유약에 구리 성분의 산화동을 첨가해 1천300도에 이를 정도의 고온으로 구우면 붉은빛을 드러낸다. 가마 속 산소의 공급량, 불의 이동에 따라 그 어느 하나 똑같은 것을 만들어 낼 수 없기에 하나하나가 세상에 단 하나뿐이다.

 

경기도 곳곳에서 여주를 찾는 분들에게 드리는 선물이기에 더 의미가 있다고 생각했다. 110명이 저마다의 달항아리를 집으로 갖고 돌아가는 거다.

 

Q. 행사를 앞두고 지역과 함께 성장하는 도자산업의 미래를 제안했다.

A. 도예인을 위한 정책, 재정적 지원이 훌륭하다 해도 결국 도예인이 주인공인 행사이니 스스로 잘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도예인이 주인의식을 갖고 축제의 성공과 지역을 위해 봉사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느꼈다. 평소에 시와 재단의 지원을 받는 분, 축제 예산을 지원받는 분들이라면 적어도 일정 부분은 다시 지역사회에 환원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작은 지원이라도 받는다면 감사하게 여기는 동시에 지역에 이바지할 방안을 스스로 찾는 노력이 필요하다. 동네 환경미화에 앞장서도 좋고 어려운 이웃에게 희망을 나누는 것도 좋을 것이다.

 

Q. 마지막으로 하고픈 말은.

A. 작은 축제였던 여주도자기축제가 어느덧 37회를 맞이했다. 시와 재단의 끊임없는 노력으로 여주를 대표하는 문화 콘텐츠로 자리매김할 수 있었고 규모나 질적으로 큰 성장을 이뤄 감개무량하다. 축제의 주인공인 도예인들이 하나로 힘을 모아 앞으로도 소중한 전통과 가치를 지켜나갔으면 한다. 여주도자기축제는 우리들의 잔치이니 특별한 가격으로 소비자에게 행복을 전달하는 등의 노력도 필요하다고 본다.

 

여주 도자기의 발전을 위해 여러 직책을 맡아 고군분투해 왔다. 이번 축제를 기점으로 저부터 과거를 돌이켜보고 지역과 사회에 작은 기여를 시작해 보고자 한다. 모쪼록 이 작은 움직임이 우리 모두에게 긍정의 신호가 돼 지역과 함께하는 건전한 발전의 초석이 되길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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