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부협약 이행 협상은 여전히 지지부진
인천 연수구 동춘역 인근 시민문화시설 예정 부지가 개발 지연, 빈 터·빈 건물로 방치(경기일보 4월22일자 7면) 중인 가운데, 연수구가 시설을 다른 곳에 조성하는 방안을 마련했다. 하지만 당초 시설 조성·기부를 약속한 사업자와의 협상은 여전히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4일 열린 연수구의회 제272회 임시회에서 이재호 연수구청장은 “서부T&D와 새로 짓는 건물에 시민문화시설을 조성한 뒤 기부받기로 약속했는데 기한을 정하지 않아 지금껏 미뤄지고 있다”며 “임시로 마련한 컨테이너에서 문화체험교실을 하고 있지만 비가 오면 물이 새는 등 문제가 크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구는 임시컨테이너에서 이뤄지는 도예·목공 등 문화체험교실을 오는 2026년 2월까지 청량공원 생태복합문화센터로 이전한다는 방침이다.
이 구청장은 “이제는 구가 주도적으로 나서 대체 문화시설을 마련하겠다”며 “이미 도시계획 변경(청량산 그린벨트 해제) 및 예산 확보를 마쳤다”고 밝혔다.
그러나 서부T&D와의 기부채납 협약 이행 협상은 여전히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지난 2022년 서부T&D가 시설 조성·기부 대신 70억원 상당의 대체 물건을 기부하겠노라 제안했지만, 구는 턱없이 부족하다고 판단, 협상은 결렬됐고 멈춰선 상태다.
구는 이날 임시회에서 동춘역 인근 시민문화시설 예정 부지 개발 지연 해결방안과 협상 재개 계획을 묻는 의원들 질의에는 뚜렷한 답변을 내놓지 않았다.
정보현 구의원(더불어민주당·비례)은 “구가 사업자에게 협약이행을 적극적으로 요구하지 않아 아쉽다”며 “구는 하루빨리 서부T&D와의 협상을 재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연수구 관계자는 “시설 조성이 지연되는 상황에서 대체 물건 기부라도 협상했지만 구가 생각하는 가치와는 차이가 큰 상황”이라며 “상대 요구를 그대로 수용할 수만은 없어, 양 측이 협상할 준비가 되면 언제든 다시 협의를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한편, 서부T&D는 지난 2019년 인천시 소유 동춘역 인근 1만9천162㎡(5천796평) 규모 땅을 매입했다. 이곳에 스퀘어원플러스 건물을 짓고, 지상 1층과 지하 1·2층 2천280㎡(689평)에 소극장, 전시공간, 야외공연장 등을 설치, 이를 기부하기로 약속했다. 하지만 사업 지연에 따라 부지 매입 후 6년이 지난 지금까지 약속이 이행되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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