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환경단체, “영종순환道 건설로 흰발농게 서식지 훼손…공사중단 및 책임져야”

인천 흰발농게 서식지에 가물막이(흙이 담긴 톤백)가 설치돼 있다. 인천녹색연합, 인천환경운동연합 제공
인천 흰발농게 서식지에 가물막이(흙이 담긴 톤백)가 설치돼 있다. 인천녹색연합·인천환경운동연합 제공

 

인천 환경단체들이 인천시의 도로 건설 공사로 멸종위기종인 흰발농게 서식지가 훼손됐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인천녹색연합과 인천환경운동연합은 11일 인천종합건설본부(인천종건)가 추진 중인 ‘영종해안순환도로 개설공사’로 인해 흰발농게 서식지가 훼손됐다고 주장했다.

 

흰발농게는 갯벌 매립을 비롯한 각종 연안 개발로 서식지를 잃고 개체 수가 급감, 환경부가 멸종위기 야생동물 2급으로 지정했다.

 

이들은 “‘영종해안순환도로 개설공사 간이해양이용협의(배수갑문철거)’ 보고서를 검토 결과, 인천종건은 흰발농게가 활동하지 않은 1월에 조사해 서식 여부를 자의적으로 판단했다”고 말했다. 이어 “사업을 졸속 추진해 흰발농게 서식지를 훼손한 만큼, 인천지방해양수산청은 즉각 인천종건에 공사 중단 및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또 이들은 “인천종건이 흰발농게가 활동하지 않는다고 결론을 내린 이 곳은 이미 지난 2020년 국립해양생물자원관과 국립생태원이 흰발농게 서식을 확인했다”고 주장했다.

 

이들에 따르면 이번 사업 영향권에 있는 E권역은 1정점에만 1만7천430마리 가량의 흰발농게 개체가 서식하는 등 서식지가 넓게 분포돼 있다. 하지만 인천종건에서 흙을 담은 마대를 설치하면서 이들의 서식지가 훼손됐다는 것이다.

 

환경단체들은 인천종건이 책임을 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이곳은 흰발농게 서식지와 사업 권역이 겹치는 만큼 공사가 흰발농게에게 미치는 영향을 예측해 최대한 줄이는 방안을 모색해야 했다”며 “인천종건은 이 사태에 적극 책임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들은 또 “인천시는 이 사태를 반면교사 삼아 멸종위기종이자 해양보호생물인 흰발농게의 서식지 보전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며 “여러 개발사업 등으로 흰발농게는 생존을 위협받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사전에 예방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길 촉구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인천종합건설본부는 지난 3월부터 영종도 동강천의 배수문을 철거하고 있다. 이 공사는 제3연륙교 개통에 맞춰 추진 중인 영종해안순환도로 개설공사의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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