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인천 간 수인선은 1937년 개통했다. 꼬마 열차로 불리던 이 협궤철도는 1996년 운행을 멈췄다. 2020년 표준궤도의 전철로 다시 개통했다. 그 수인선에 학익역을 새로 짓는 사업이 장기간 꼬여 있다 한다. 이미 7년 전에 역 지하 구조물 공사는 완공했다. 그러나 정작 역 출입구는 내지 않아 그냥 땅 밑에 갇혀 있다. 시민 접근 불가의 지하철역이다. 어찌된 일인가.
수인선 학익역은 인하대역과 송도역의 중간 지점이다. 인천 미추홀구의 용현·학익 도시개발사업지구를 배후로 한다. 학익역 신설 사업은 이미 2013년 시작했다. 사업비 1천58억원은 용현·학익 도시개발사업 시행사 디씨알이(DCRE)가 전액 부담한다. 역 신설 사업 시행자는 국가철도공단이다. 2018년 지하 1·2층 본선 구조물 공사 등 1단계 사업을 끝냈다. 폭 27m, 길이 165m의 지하 2층 규모 역이다.
그러나 역과 지상을 연결하는 출입구 등을 짓는 2단계 사업은 멈췄다. 미추홀구 학익동 587 일대 학익역 공사 현장은 7년째 그대로다. 회색 펜스와 초록색 그물망으로 가려져 있다. 역사 출입구 등을 표시해 둔 트래픽콘(라바콘)이 늘어서 있고 철근 등만 잔뜩 쌓여 있다.
국가철도공단과 인천시, DCRE 간의 이견 때문이라고 한다. 영업손실보전금 및 사업 주체 등에 대한 입장 차이다. 영업손실보전금은 역 운영 초기에 발생할 수 있는 손실에 대한 것이다. 국가철도공단은 사업비 부담자인 DCRE 측에 이 손실보전금까지 부담할 것을 요구했다고 한다. 이런 갈등에도 불구, 사업 인허가권자인 인천시는 별다른 역할을 하지 않았다.
1단계 사업 완공 이후 공단은 사업 재검토에 들어갔다. 사업 지연에 따른 학익역 신설사업 타당성 용역 등을 다시 하는 등이다. 2023년에야 뒤늦게 2단계 사업 실시설계에 나섰다. DCRE 측이 영업손실보전금을 부담하기로 한 데 따른 것이다. 당초 학익역은 2019년 개통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이런 갈등 때문에 앞으로도 3년 뒤인 2028년 6월에나 개통이 가능할 전망이다.
학익역 개통이 기약 없는 사이 용현·학익지구에는 2천300여가구 주민들이 입주했다. 주민들은 바로 앞의 학익역 대신 20분을 걸어 인하대역까지 가야 한다. 2028년까지 총 1만3천149 가구가 입주하는 대규모 배후 단지다.
이들 입주민은 ‘수인선 역세권’ 광고를 철석같이 믿었을 것이다. 누가 잘했고 못했고를 따질 가치도 없어 보인다. 역 하나 개통하기까지 15년이 걸린다니, 기가 찰 일이다. 문제는 이런 과정에서 인천시민 불편은 안중에도 없었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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