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5세 최고령 자원봉사자 신봉섭씨…“죽는 그날까지 봉사와 나눔의 삶 실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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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최고령 95세 자원봉사 신봉섭씨. 최원재기자

 

“죽는 그날까지 봉사와 나눔의 삶을 실천하고 싶습니다.”

 

최고령 자원봉사자 신봉섭씨(95)는 2023년 9월 안양시 자원봉사자 명예의 전당에 이름을 올렸다. 지나온 길을 되짚어보는 신씨에게 봉사는 자신의 삶의 방식이자 나태함을 피하고 건강을 유지하는 비법이었다고 소회를 밝혔다.

 

1930년 시흥군 군자동에서 출생한 신씨는 1950년 10월19일 국군의 서울 수복 이후 서울공고 재학 시절 학도병으로 징집돼 포병 관측병으로 6·25전쟁에 참전했다.

 

장교가 부족했던 전쟁 상황에서 단기장교 교육을 받고 1953년 9월 소위로 임관한 신씨는 17년간 장기 복무하며 국가와 국민을 위한 봉사의 삶을 살아왔다.

 

1967년 전역 이후 태흥산업㈜에 입사한 후 안양에 정착하게 된 신씨는 직장예비군 중대장으로 임명돼 모범적으로 직장예비군을 관리한 공로를 인정받아 국방부장관 표창을 두 차례 수상했다.

 

신씨는 1998년 자원봉사자로 등록한 이후 22년 동안 3만597시간에 달하는 봉사시간을 기록했다. “어떤 일이든 해보고 싶다면 나이가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그의 믿음은 주위 사람들에게도 감명을 줬다.

 

그는 태흥산업 퇴사 이후 매일 15분 거리에 있는 복지회관에 다니며 오전 8시부터 노인들을 위한 안내와 질서 유지에 힘썼다. “노인들이 식사하러 오면 순서대로 안내하고 목욕탕에 들어가기 전에 질서를 유지하는 것이 제 임무였다”고 회상했다.

 

신씨는 “100세까지 봉사를 하겠다고 스스로 다짐했지만 코로나 이후 건강이 허락하지 않아 이젠 봉사를 못하게 됐다”며 “봉사를 할 수 없다는 생각만 하면 밤에 잠이 오지 않는다”며 아쉬움을 표현했다.

 

신씨는 오랜 봉사 덕분에 수많은 표창을 받았다. 봉사의 공적을 인정받아 1999, 2000년 연속으로 안양시장 표창을 수상했으며 2003, 2004년 경기도지사 표창을 받기도 했다.

 

이어 2011년 12월 국무총리 표창, 2011년 경기도자원봉사대회 금자봉이 인증패를 수상했다. 그의 자원봉사 누적 시간 2만756시간을 환산해 1억800만원(2014년 9월30일 기준 최저임금 5천210원으로 환산)을 기부한 것으로 인정받았다.

 

비록 최근 몸의 불편함으로 봉사활동이 줄어들었지만 그는 여전히 오전 3시30분 기상해 1시간 동안 체조로 몸을 푼 후 가벼운 운동으로 하루를 시작하고 같은 시간에 만안복지회관을 찾아 운동하며 체력을 유지하고 있다.

 

그는 “점점 봉사자들이 줄어드는 것 같아 안타깝다”며 “노인들에게 봉사하라고 하면 ‘이 나이에 어떻게’라는 말을 하는데 나이를 따지지 말고 봉사하려는 마음이 중요하다는 것을 알아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는 “봉사는 나의 삶을 더욱 의미 있게 해 준다. 몸으로 할 수 없으면 마음으로 나눔을 실천하면 된다”며 “어려운 이웃을 위해 기부하며 나누는 삶을 살겠다. 죽는 그날까지 이 길을 걷고 싶다”고 봉사에 대한 결연한 의지를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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