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명 광휘고, 학교 안팎 넘나들며 공교육 확장 [꿈꾸는 경기교육]

고교학점제 선도학교 지정… 스스로 선택하는 교과과목
수업에 맞춰 학생 이동… 지역교육자원 활용 사례 눈길 
지역 내 모든 학교 온라인·온마을캠퍼스 시간표 짜여
관내 11개교·협력기관, 네 가지 유형 정규 교육과정도

2025 교육현장을 가다 광명 광휘고 ‘고교학점제’

 

경기도교육청은 올해 학교 밖과 온라인 등으로 고교학점제 운영을 확대했다. 고교학점제는 학생들이 자신의 진로와 적성에 따라 과목을 선택하고 이수 기준에 도달한 과목에 대해 학점을 취득·누적해 졸업하는 제도로 올해가 전면 시행 첫해다. 국어, 영어, 수학 등 반드시 배워야 하는 내용은 공통과목으로 지정해 학생이 의무적으로 수강하되 이를 제외한 과목은 스스로 선택할 수 있다. 이에 지역교육자원을 활용한 광명교육지원청의 학교 안과 학교 밖 ‘고교학점제 운영 사례’를 짚어본다.

 

■ 교과교실별 시간표... “학생들, 홈베이스 통해 교실 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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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휘고 학생들이 3층 홈베이스에 설치된 사물함을 지나고 있다. 박화선 기자

 

“이곳 홈베이스에 설치된 사물함에서 학생들이 교과서와 필요한 물품을 챙겨 각 교실로 이동합니다.”

 

5월28일 오전 10시50분 2교시가 막 끝난 시간, 광명 광휘고등학교 로비에 활기가 돈다. 수업이 끝나 자신이 선택한 과목의 교실로 옮기려는 학생들이 홈베이스에 있는 사물함으로 몰려오면서 마주치는 학생과 교사가 제각각 인사를 나누는 풍경이 펼쳐진다.

 

장현문 교장은 “학생수요조사를 통해 필요한 과목을 선택한 학생들이 10분 사이에 교실을 오가고 있다”며 “홈베이스 공간은 점심시간이나 방과 후에 쉬거나 조용히 공부하는 공간으로도 활용된다”고 설명했다. 이날 광휘고는 고교학점제 시행에 따라 달라진 학교 내부 모습을 공개했다.

 

기존에는 교과목 교사들이 각 반 교실을 찾아가는 방식이었다면 고교 학점제 시행 이후에는 학생들이 선택한 과목의 수업이 지정된 교실로 이동하는 방식이다. 이를 위해 학생들은 각 층에 있는 학년별 홈베이스에 설치된 사물함에서 교과서 등을 챙겨야 한다. 교실 풍경도 달라졌다. 2학년7반 교실에는 ‘물리학I B·C & 경제 D·E’ 교과교실이라는 수업게시판이 붙어 있다. 이 교실은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교과목과 담당교사 등을 알리는 시간표를 공지해 놓고 학생들을 기다리고 있다.

 

이 교실별 시간표는 학기 시작 전 학생들에게 공지함으로써 교실을 찾는 혼란을 최소화한다. 또 학교지정 과목 및 창체를 제외한 모든 선택과목은 3단위로 통일해 2+1형태의 블록수업로 진행하고 있다. 여기에 광명지역 모든 학교는 온라인캠퍼스와 온마을캠퍼스에서 수업을 들을 수 있도록 시간표가 짜여 있다. 이에 따라 온라인캠퍼스 수업을 듣는 학생들은 교내 ‘온라인클래스룸’으로 이동해 수업을 들을 수 있고 온마을캠퍼스에 개설된 교과목은 학교 밖으로 이동해 공동교육과정을 듣는다.

 

장 교장은 “학교마다 교육과정위원회를 통해 과목 개설 인원에 대한 하한선을 정한다”며 “교사들은 담당할 과목이 많아지고 시수에 대한 부담이 늘어나지만 학생들의 선택을 최대한 수용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군사학과로 진학을 생각하고 있다는 이서빈 학생은 “학교 선생님과 선배들이 교육과정에 대해 설명해 줘서 진로 설계와 과목 선택에 많은 도움이 됐다”며 “가끔은 과목을 이해하지 못하고 수강하는 친구들이 있어 교과목에 대해 좀 더 활발한 홍보가 이뤄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2018년 고교학점제 선도학교로 지정된 광휘고는 2020년 경기도교육청 온라인공동교육 거점센터 운영교로 지정된 이후 2021년부터 현재까지 온라인공동교육과정 거점센터 및 광명개방형 공동교육과정 거점학교로서 온마을 캠퍼스와 온라인캠퍼스, 온라인교육과정클러스터를 운영하고 있다.

 

■ 광명 T·O·P 공동교육과정... ‘4가지 유형’ 운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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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광명청소년수련원 온마을캠퍼스에서 수강생들이 실습을 하고 있다. 박화선 기자

 

광명교육지원청은 교육공동체가 함께 열린 파트너십을 가지고 학교별 여건에 맞는 최고의 교육과정을 만들어간다는 의미의 ‘광명 T·O·P 고교학점제’를 운영하고 있다.

 

이는 학생의 수요는 있으나 소인수 학생의 선택으로 단위학교에서 개설하지 못하는 과목에 대해 관내 11개 학교와 광명지역 협력기관이 연계해 공동교육과정으로 개설해 운영하는 ‘네 가지 유형’의 정규 교육과정이 운영되고 있다. 고교 2학년을 대상으로 온마을캠퍼스, 오프라인클러스터가 운영되고 있으며 고교 3학년은 온라인캠퍼스와 온라인클러스터를 수강하고 있다.

 

특히 매주 수요일 3시간씩(5~7교시) ‘공통교육과정의 날’에 진행되는 온마을캠퍼스는 광명지역 고교생 153명이 학교 밖 온마을캠퍼스로 이동해 수업을 듣고 있다. 이 수업은 관련과목 교사와 기관의 협력강사가 함께 합력 수업을 프로젝트형 수업이나 실습 중심 수업으로 진행된다.

 

온마을캠퍼스로 이용되고 있는 광명청소년수련원 3층과 지하 1층에서는 수강생들의 공연연습이 한창이다. 이곳뿐만 아니라 기형도문학관(문예 창작 입문), 광명극장(연극의 이해), 광명시청소년미디어센터(영상제작의 이해), 광명시창업지원센터(창업일반), 한국폴리텍대학 광명융합교육원(광고콘텐츠 제작), 광명시사회적경제센터(사회적 경제), 광명시 게임창작소(게임 프로그래밍), 광명업사이클아트센터(미술전공실기), 광명북고·광휘고(상담심리의 이해) 등이 지역사회 학습장으로 활용되고 있다.

 

지난해 온마을캠퍼스에서 촬영편집을 수강후 올해 대학에 진학한 이동열 학생은 “다수 학생들의 수준에 맞추다 보니 심화학습이 이뤄지지 못해 아쉬웠다”며 “그렇지만 학교에서는 다룰 수 없는 장비를 직접 다룰 수 있는 장점이 있어 진학에 도움이 컸다”고 말했다.

 

한편 광명교육지원청은 오는 10월29일 광명극장에서 연합축제를 개최한다. 이날 축제는 온마을캠퍼스 참여 주체인 수강생과 교과순회전담교사, 협력강사들이 함께 ‘2025학년도 온마을캠퍼스 10개 수업 성장 나눔 발표’ 형태로 진행될 예정이다.

 

■ 경기도교육청, 25개 교육지원청별 ‘고교학점제’ 82회 연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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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명청소년 수련원 온마을캠퍼스에서 수강생들이 공연 연습을 하고 있다. 박화선 기자

 

경기도교육청은 올해부터 고교학점제가 모든 학교에 전면 시행되면서 고교학점제가 학생 중심의 고등학교 교육과정으로 본격 운영될 수 있도록 질적 향상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특히 ‘교육 1~3섹터’로 명명한 학교, 경기공유학교, 경기온라인학교의 유기적 연계 강화로 학생의 성장을 지원하고 있다. 이에 따라 2025년 상반기에는 △520여개의 온·오프라인 공동교육과정 운영 △13개 경기공유학교 학점인정형 프로그램 운영 △경기이음온학교 강좌 개설 등 학교의 경계와 시공간을 넘어 공교육 확장과 학생의 성장을 돕는다.

 

또 학부모의 고교학점제 이해도 제고와 학생의 진로·학업 설계 역량 함양을 돕기 위한 고교학점제 연수 강화에도 주력한다. 이를 위해 △고교학점제의 이해 △최소 성취수준 보장 지도 △진로·학업 설계 등을 주제로 총 82회 4만2천여 명이 참석하는 연수를 25개 교육지원청별로 진행할 예정이다.

 

도교육청은 2019년부터 ‘고교학점제 연구·선도학교’를 지정 운영하며 △학생 과목 선택권 확대 △진로·학업 설계 지도 △최소 성취수준 보장 지도 등 고교학점제 도입에 따른 중점 사항을 선제적으로 준비해 왔다. 이와 함께 고교학점제 운영에 따라 학교와 지역을 연계하고 특색 있는 지역 교육과정 운영 지원으로 한 명의 학생도 소외됨 없이 원하는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지원해 나갈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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