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자통신은 해킹이 원천적으로 불가능하다. 기저가 일치할 때만 정보가 공유된다. 양자키 분배(QKD)라는 원리다. 해킹을 통해 암호를 알아낼 수 없다. 양자 노이즈가 해킹 시도 자체를 경고한다. 최고 안전 통신 기술이다. 안전이 생명인 분야의 필수 기술이다. 당장 정부 기관, 금융 기관, 군사 통신, 우주 통신, 데이터센터 등에서 절실하다. 바로 이 기술을 실용화하는 데 경기도 행정이 뛰어들었다. 차세대융합기술연구원, SK브로드밴드와 합쳤다.
양자암호통신 기술이 적용될 영역은 자율주행차량이다. 운전자 개입 없이 운행되는 최첨단 교통수단이다. 이미 실생활에 사용 중이거나 적용 단계에 있다. 그런데 여기 난제가 있다. 통신 해킹이다. 해외에서 원격제어권 해킹이 여러 차례 시연됐다. 승객의 안전이 위협받을 수 있음이다. 이를 보완하려는 실증 프로젝트다. 자율주행차량에 양자암호통신을 적용하는 작업이다. 실증 기관은 판교 경기도자율주행센터, 실증 차량은 판타G버스다.
이번 사업이 실증하게 될 기술의 내용을 보자. 양자키분배와 양자내성암호 기술을 동시에 적용한다. 국내는 물론 세계적으로도 앞선 기술적 시도다. 새 정부 공약에 ‘AI 등 신산업 집중육성’이 있다. 그 세부 목표로 ‘양자정보통신기술(ICT) 개발 및 상용화를 위한 연구·개발 지원 강화’도 있다. 그 방향성을 분명하게 보여주는 사업이다. 때마침 과기부 산하 기관의 ‘2025년 수요기반 양자기술 실증 및 컨설팅’ 공모가 있었는데 거기에도 선정됐다.
양자정보통신은 미래 산업의 핵심이다. 무궁무진한 먹거리를 산출할 수 있다. 경기도의 이번 프로젝트에는 이런 산업 토대를 위한 구상까지 포함됐다. 서울~판교~대전 간 개방형 양자 테스트베드와 연계하기로 했다. 이를 통해 도내 중소기업이 실증기술을 직접 활용하고 교육받을 수 있는 기반을 조성하기로 했다. 장비 제조사, 통신사, 연구기관, 양자기술 기업 등과의 연계도 밝히고 있다. 양자 산업 생태계를 경기도에 만드는 밑그림이다.
경기도는 첨단 산업·연구 인프라의 보고다. 이 조건을 창조적으로 결합해냈다. AI, 양자통신은 선점이 필요한 미래 산업이다. 이걸 경기도로 끌고 오는 시도다. 정부 공모에 선정돼 18억원의 지원금도 받았다. 구호가 아닌 내용으로 증명한 행정이다. 무엇보다 평가할 부분은 첨단 기술을 교통 행정에 접목했다는 점이다. 도민의 편의·안전·생명에 직결되는 영역을 선택했다. 막연할 수도 있는 ‘AI 시대 행정’이다. 경기도가 그 길을 앞서가고 있다.
쉽게 상상할 수 없던 양자(量子)와 행정(行政)의 결합. 말로만 떠드는 ‘AI’시대 행정이 가져야 할 발상의 전환이다. 경기도민의 아낌 없는 칭찬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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