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리기 트랙 상태 확인 차 들어가자 감독관, 욕설로 소리치며 내쫓아 팔굽혀펴기 “너무 빠르다” 지적도... 결과에 영향 끼치는 행동 ‘부적절’ 인천청 “고압적 태도 잘못, 재발 방지”
인천경찰청 경찰 채용 체력 검사 과정에서 감독관이 수험생들에게 고성을 지르거나 욕설을 하는 등 고압적인 태도를 보여 수험생들이 피해를 당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인천청의 재발 방지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6일 경찰에 따르면 인천청은 지난 4월14~22일 ‘2025년 제1차 경찰공무원 채용(공채)’ 필기시험 합격자 358명을 대상으로 체력 검사를 진행했다. 인천청은 미추홀구 문학경기장에서 100m·1천m 달리기, 악력 측정을 했고 남동구 인천청 지하1층 정인관에서는 팔굽혀펴기와 윗몸일으키기 검사 등을 한 뒤 지난 6월13일 최종 221명을 선발했다.
그러나 이 체력검사에서 감독관이 고압적인 태도를 보이면서 수험생들의 피해가 잇따랐다.
수험생 A씨는 체력검사 당일 달리기 시험장인 문학경기장에 아침 일찍 도착했다. 새벽부터 비가 와 바닥이 미끄러울지 몰라 걱정하던 A씨는 경기장에 들어가 트랙을 확인했다. 하지만 당시 감독관은 A씨에게 “새X야 빨리 나가”라고 소리치며 내쫓았다. 이후에도 한참을 노려보는 감독관의 눈빛에 주눅이 든 A씨는 제 실력을 발휘하기 어려웠다고 호소했다.
A씨는 “트랙 상태를 확인하려고 일찍 시험장에 들어갔는데 감독관이 갑자기 나가라고 소리치며 욕을 했다”며 “시험 시작 전부터 기가 죽을 수밖에 없었다”고 토로했다.
경찰 임용을 준비하는 수험생들이 모인 인터넷 온라인 카페에도 팔굽혀펴기 측정 중 감독관이 이해할 수 없는 태도를 보였다는 불만 후기가 올라왔다. 수험생 B씨는 “시험을 치르는 중에 자세는 좋은데 너무 빠르다고 지적하는 행태가 너무 어이없었다”며 “감독관은 그저 정확한 수치를 재는 등 판정만 하면 되는데, 결과에 영향을 끼칠만한 행동을 왜 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경찰 내부에서도 비판은 이어졌다. 경찰관 C씨는 “아직 최종 합격을 하지도 않은 수험생들에게 욕하고 소리치는 것은 매우 부적절하다”며 “시험에 떨어지면 수험생은 일반 국민인데, 경찰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재발 방지 대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인천청 관계자는 “감독관들이 많은 인원의 체력검사를 맡다 보니 큰 소리를 친 것은 사실로 확인했다”며 “상황이 어떻든 수험생들에게 고압적인 태도를 보인 것은 잘못된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하반기 2차 공채부터는 이런 문제가 생기지 않도록 하겠다”며 “감독관들을 대상으로 존댓말을 사용하도록 교육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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