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선지와 먹냄새 가득한 동양화반 연습실

“학교의 평생교육 프르그램인 동양화반에서 1년을 보내면서 이제는 수강생 모두 오묘한 그림 속에 빠져 제2의 인생을 살고 있습니다”

수원시 팔달구 원천동 수원정보공업고등학교(교장 정태균)가 평생교육 일환으로 지역주민들을 대상으로 운영하고 있는 동양화반 연습실. 화선지와 먹냄새로 가득한 연습실에는 30∼ 40대 주부 20여명이 숨죽여 가며 조금씩 제모습을 찾아가는 그림에 흠뻑 취해 있다.

동양화를 전공하지도 않았지만 그냥 동양화가 좋아 배워 보겠다며 무턱대고 고등학교에서 모집하는 평생교육 프로그램에 참가한 이들은 시간이 지나면서 매주 2회의 강의가 부족하다며 일주일내내 아침부터 저녁까지 이곳 연습실을 차지하고 있다.

방학으로 학교가 텅빈 가운데서도 이들 동양화 수강생들의 연습실은 어김없이 문이 열렸으며, 처음 수강생한 학생 중 한명도 낙오없이 지금까지 계속되고 있다.

동양화를 그리겠다고 나서자 처음 코웃음을 치던 남편들도 제법 모양새를 갖춘 그림이 신기한듯 이제는 지원을 아끼지 않고있다.

이같은 노력끝에 이들는 지난 4일 한국문화예술연구회가 주최한 제22회 전국 미술대전에서 수강생 김원주씨(42·수원시 권선구 권선동)가 금상을 차지하는 등 은상 1명 특선 1명 입선 2명 등 5명이 무더기로 입상해 트로피와 상장을 수여받는 영예를 안았다.

또 그동안 극성스러울 정도로 열심이었던 수강생들을 지도해 왔던 정보산업공고도 이들 수강생들의 높은 열의와 성과에 부응해 올 겨울방학에는 학교 운영비를 들여서라도 연습실을 개방키로 하는 등 이들의 열정을 지원키로 했다.

이번에 금상을 차지한 김씨는 “그림을 그릴 수 있는 기회와 지도를 아끼지 않은 학교측이 너무나 고맙다”며 “그림을 그리는 수강생 모두 이제는 제2의 인생을 시작하는 것 같이 즐거워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수원정보산업공고에는 동양화반 외에도 워드프로세스반, 인터넷 방 등 주부들을 위한 5개강좌가 운영중에 있으며, 강좌마다 수강생들이 자격시험을 통과하는 등 지역주민들의 평생교육의 장으로 자리잡아가고 있다.

/최종식기자 jschoi@kg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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