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브렉시트 이후 금융중심지 런던 위상 약해져도 대체 안될 것”

영국내 금융회사 재배치 움직임 보여… “뉴욕, 홍콩 등 국제금융센터는 수혜”

▲ 한국은행 런던 사무소는 26일 해외경제포커스에 ‘브렉시트 협상의 진행 현황 및 주요 쟁점’ 보고서를 게재했다. 표는 브렉시트 이후 영국내 인력의 재배치계획을 발표한 투자은행 현황. 자료/연합뉴스 제공
▲ 한국은행 런던 사무소는 26일 해외경제포커스에 ‘브렉시트 협상의 진행 현황 및 주요 쟁점’ 보고서를 게재했다. 표는 브렉시트 이후 영국내 인력의 재배치계획을 발표한 투자은행 현황. 자료/연합뉴스 제공

[서울=경기일보/정금민 기자] 브렉시트(Brexit·영국의 유럽연합 탈퇴)로 영국 런던의 금융중심지 위상이 약해질 우려가 제기된 가운데 다른 유럽 도시가 이를 대체하지는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한국은행 런던 사무소 정희섭·최완호 차장과 박진형 과장은 26일 해외경제포커스에 게재한 ‘브렉시트 협상의 진행 현황 및 주요 쟁점’ 보고서에서 이 같은 분석을 내놨다.

보고서는 브렉시트 결과에 따라 영국이 유럽연합(EU) 금융시장에 자유롭게 접근할 권한을 상실한 영국 금융사들이 EU지역 영업을 위해 별도의 인가를 받아 현지법인을 개설해야 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현지 금융기관들의 업무와 인력 재배치가 불가피하다고도 주장했다.

또 유로화 장외파생상품 대부분을 처리하고 있는 런던 소재 청산호(ICE, LME, LCH) 등 일부도 EU지역으로 이전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EU는 시스템리스크 대응 방안으로 청산호의 EU지역 내 설치를 의무화하는 방안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도이치방크가 영국 내 직원 44%를 독일 프랑크푸르트로 배치하겠다고 발표하는 등 규모가 크고 규제 영향을 많이 받는 글로벌 투자은행들의 이동이 많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했다.

그러나 한국은행 관계자는 “영국 금융산업이 타격을 받더라도 다른 유럽 도시들이 런던을 대체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금융기관들이 영어 사용, 시장친화적 규제 환경, 금융 인프라 등의 장점 때문에 핵심 업무 및 인력은 그대로 런던에 유지시킬 것이라는 한은 측 설명이다.

다만 중장기적으로 유럽내 금융산업이 위축될 경우 뉴욕과 홍콩 등의 국제금융센터들은 수혜를 볼 가능성이 있다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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