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누구나 계획은 있다, 제대로 얻어터지기 전까지는
[사설] 누구나 계획은 있다, 제대로 얻어터지기 전까지는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최근 문재인 대통령은 재벌대기업, 중소기업, 소상공인들과 만남을 가졌다. 그들이 대통령에게 시정을 요구한 대표적 애로사항은 최저임금 폭등, 52시간 근로에 따른 불만, 규제완화 등에 관한 것이었다. “최저임금 인상을 중지해 달라”는 소상공인의 요청에 대해 문 대통령은 “미안하다. 길게 보면 올려야 한다”고 딱 잘라 버렸다.
간담회에 참석한 기업인들은 “대통령이 실상을 파악해 고칠 것은 고치고 필요한 것은 정책에 반영해야 하는데, 동문서답만 하니 이럴 거면 모임은 뭐 하려 하나”라고 말했다. 좌충우돌인 트럼프 대통령도 기업인들과의 만남은 비공개 대책회의를 통해서 실질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
보여주기식 만남은 그냥 허무한 만남에 지나지 않는다. 중소기업인들과의 만남 이후, 청와대 대변인은 “최저임금 이야기는 오늘 대화주제에 없었다”고 자랑스럽게 말했다. 정신이 나가도 한참 나간 사람이다.
청와대는 얼마 전 규제 샌드박스를 통해 몇 건의 기업애로 사항을 해결했다고 호들갑을 떨었으나 규제개혁으로 가기에는 언 발에 오줌 누기다. 금융위원회는 18일 기초생활 수급자와 70세 이상 저소득자, 장기소액연체자 등 취약계층의 빚을 최대 95% 깎아주고 일반 채무자도 원금 감면 비율을 70%까지 늘이는 방안을 발표했다.
설령 저소득층이라고 해도 원금 거의 전부를 탕감해 주는 건 금융시장을 왜곡하고 신용체계를 흔드는 매우 나쁜 정책이다. 생색은 정부가 내면서 빚 탕감은 성실한 국민이 떠안는 격이다. 신용카드 수수료인하, 저리대출상품 강요에 이은 시장 적대적 관치의 재현이다. 일자리를 만들고 최저임금의 업종별 차등 적용 또한 시급한데도 일련의 황당한 정책을 계속 남발하는 까닭은 소득주도성장 정책의 실패를 무마하면서 내년 총선을 겨냥하는 선심성 포퓰리즘이다.
정부는 지난 19일에는 혁신적 포용국가 사회정책 추진 계획을 발표했다. 영유아, 초등학생 보호와 고교 무상교육, 치매안심센터 확충, 실업급여 지급확대 등을 내용으로 하고 있는데 작년 9월 청와대에서 열린 ‘포용국가 전략회의’에서 나온 3대 비전 9대 전략의 재탕이다.
백화점식 나열이고 예산과 재원마련 방안이 없는 ‘장밋빛 환상’이다. 이렇듯 국민을 기만하고 잊을만하면 마치 새로운 정책인양 내놓는 뻔뻔함이 일상화되어 있다.
전 헤비급 권투 챔피언인 마이크 타이슨은 “누구나 그럴싸한 계획을 가지고 있다. 한 대 처맞기 전까지는…”이란 유머 섞인 말을 했다. 현 정부의 오만과 편견은 ‘유아독존’의 경지를 넘어서고 있다. 게다가 야당인 자유한국당은 수권을 포기한 정당처럼 보인다. 이러니 멋대로 ‘우리 사전에 중도포기란 없다’ 식으로 밀어붙이고 있다. 정의도 좋고 적폐청산도 좋지만 한심한 정책을 계속 던지다 국민으로부터 제대로 한 대 얻어터져야 정신을 차릴 것인가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